날개 없는 추락을 보이고 있는 국제유가 전망치가 지속적으로 하향 조정되고 있다. 심지어 20달러선을 밑돌 것이란 전망까지 제기됐다. 현재 유가 시세를 감안하면 절반에도 크게 못 미치는 수준이다.
19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9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전날보다 1.82달러(4.3%) 떨어진 배럴당 40.80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금융위기가 발생한 2009년 3월2일(40.46달러) 이후 6년만에 최저치다. 서부 캐나다산 원유는 배럴당 20달러 선대로 진입했다.
하지만 유가의 추세적인 하락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30달러대에 진입하는 것은 시간문제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공급과잉과 수요감소로 인한 가파른 유가 하락세가 진정될만한 요인을 찾아보기 힘들다는 것이 그 이유다. 오히려 중국과 일본 등 주요 수요처의 하반기 경제전망이 점점 암울해지면서 수요와 공급 차가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최근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는 중국 경제는 올해 성장률이 정부 목표치인 7% 달성이 어려울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일본 경제성장률도 3분기 만에 감소세로 돌아서면서 적신호가 켜졌다.
이에반해 주요 산유국인 사우디와 이라크는 원유 생산량을 지속적으로 증대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하면서 공급 초과 현상이 더욱 심화되는 분위기다. 이란이 제재에서 벗어나면서 원유 생산을 늘릴것으로 보여 경쟁자인 사우디 등도 대응 차원에서 물량 공급을 늘리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들 국가들이 저가 물량공세를 퍼부을 경우, 유가 추락은 겉잡을 수 없는 속도로 진행될 가능성이 크다. 이에더해 미국 원유 재고량 역시 예상을 크게 상화하고 있는 상태다.
때문에 시장 전문가들은 이구동성으로 유가 바닥을 쉽사리 논하기 힘들다는 목소리를 내놓고 있다.
컴버랜드어드바이저스 자문사 설립자인 데이비드 코톡은 "유가가 바닥을 찍었다고 할 만한 어떤 증거도 없다"며 "현재 추세대로라면 유가는 조만간 15~20달러선까지 진입할 가능성도 열려 있다"고 진단했다.
모건스탠리도 보고서를 통해 "원유 수요는 이미 계절적 정점에 도달한 상황이기 때문에 하반기부터 감소 폭이 커질 것"이라며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산유량 증가를 감안하면 내년 상반기까지 공급 과잉 현상은 계속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어 "공급과잉에 따른 현재의 저유가 상태는 추세적인 흐름으로 가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수경 기자 add1715@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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