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복절 특사로 14일 새벽 출소한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숨 돌릴 틈도 없이 회사로 출근하며 경영활동에 시동을 걸었다.
SK그룹은 최 회장이 15일 서울 서린동 SK사옥 사무실에 나와 수펙스추구협의회 김창근 의장과 각 위원장, 그룹 내 일부 임원들과 함께 경제 활성화를 위한 기본 방향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최 회장은 김 의장으로부터 그룹의 위기극복 현황과 국가 경제 활성화 기여 방안, 창조경제혁신센터 등에 대해 설명을 듣고, 이에 대한 토론을 진행했다고 SK그룹은 전했다. 사실상 경영활동을 위한 몸 풀기를 시작한 셈이다.
최 회장은 이 자리에서 장기 경영공백 상황에서 위기 극복을 잘 해 준 구성원들에 대해 감사의 뜻을 전하고 "앞으로 SK그룹이 경제 활성화에 전념하는데 앞장 서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SK그룹 관계자는 "김창근 의장 등이 최 회장에게 경영 현황 파악을 하루 빨리 할 수 있도록 자리를 만든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 회장은 오는 17일부터 정식으로 각 계열사 업무 보고도 받을 예정이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김창근 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 및 SK 주요임원들이 경제 활성화를 위한 기본 방향을 의논하기 위해 SK서린사옥으로 들어서고 있다. 사진/SK그룹
재계에서는 당초 예상과 달리 최 회장의 경영복귀 시기가 앞당겨질 것으로 보는 기류가 강하다. 최 회장은 출소 당일 SK서린동 사옥을 방문해 부인인 노소영 아트센터나비 관장 등 가족과 김창근 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을 비롯한 10명 내외의 주요 계열사 경영진을 만났다. 이 자리에서 최 회장은 구두로 경영 관련 보고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그는 출소 직후 취재진에게 "그동안 업무 공백이 길기 때문에 업무 파악을 하는 것이 우선"이라며 "(향후 경영은) 에너지·통신·반도체에 역점을 둘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최 회장은 광복70주년 특사를 통해 형집행 면제 특별사면 및 특별복권까지 되면서 주요 계열사 등기 이사로 복귀할 수 있게 됐다. 이번 사면이 경제 살리기 취지에서 이뤄진 만큼 최 회장이 투자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 창조경제 등을 강조하는 박근혜 정부의 정책에 적극 협력할 것으로 보인다.
재계 관계자는 "최 회장이 출소 당일과 다음 날 연이어 본사를 방문해 현황 파악에 나선 것은 사면 취지인 경제 활성화를 실행에 옮기기 위한 것"라며 "출근 재개는 경영복귀를 위한 워밍업의 일환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SK그룹은 최근 SK하이닉스 경기도 이천공장에 최 회장 집무실을 마련했다.
한편 최 회장은 이달 26일 경기 화성 선영에서 있을 고(故) 최종현 선대 회장의 17주기 기일에 참석할 것으로 보인다. 최 회장은 2013년 1월 법정 구속된 이후 2013년과 2014년 2년 연속 추모식에 참석하지 못했다.
양지윤 기자 galileo@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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