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이 비공개로 진행했던 1일 최고중진연석회의와 달리 언론 공개로 개최한 최고위원회의에서 유승민 원내대표 거취 문제를 두고 설전을 벌인 끝에 파해되며 당청 및 당내 갈등의 민낯을 드러냈다.
김무성 대표는 2일 최고위원회의 도중 유 원내대표 거취 문제가 최고위원들의 발언을 통해 재론되고 설전으로까지 비화되자 "회의 끝내겠습니다"라며 회의 중단을 선언하고 회의장에서 퇴장했다.
앞서 김태호 최고위원은 "정말 죄송한 마음도 들고 가슴이 아프다. 오늘이 저 김태호가 유승민 원내대표에게 드리는 마지막 고언이 되기를 바란다"며 "당과 나라를 위해, 또 모두를 위해 저는 (유 원내대표의) 용기 있는 결단을 촉구한다"며 사퇴를 압박했다.
이에 원내대표 경선 당시 유 원내대표와 러닝메이트를 이뤄 당선된 원유철 정책위의장이 "지난 월요일 긴급 최고위원회의를 한지 불과 일주일이 지났나, 열흘이 지났나"라며 "저는 유 원내대표 보고 계속 그만두라고 이야기하는 것이 도저히 이해가 안 간다. 역지사지의 미덕을 발휘했으면 좋겠다"며 반박했다.
원 정책위의장은 그간 유 원내대표를 두고 벌어지는 당내 갈등 양상에 자신의 입장을 공개적으로 밝히려고 여러 차례 시도했으나 유 원내대표가 이를 제지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김 최고위원이 원 정책위의장의 발언에 반발, 재차 입장을 표명하려고 마이크를 잡자 김 대표는 회의 중단을 선언했고 김 최고위원은 회의장을 빠져나가는 김 대표의 뒷모습에 대고 "대표님 이렇게 하실 수 있습니까. 사퇴할 이유를 모르겠다고 한다. 사퇴 이유가 왜 없나. 이 상황이 사퇴다. 무슨 이런 회의가 있느냐"며 항의했다.
김 대표는 김 최고위원의 항의에 "마음대로 하라"며 회의 중단 선언을 거둬들이지 않았고 회의장에는 일대 정적과 소란이 이어졌다.
김 대표의 비서실장인 김학용 의원은 회의장을 따라 나가며 김 최고위원에게 욕설을 동반, 자제하라는 뜻을 전하며 볼썽사나운 모습도 연출됐다.
회의를 지켜보던 유 원내대표는 담담한 표정을 지은 뒤 쏟아지는 취재진의 질문을 뒤로하고 원내대표 회의실로 이동했다.
한편, 여야가 3일 오전 국회 운영위원회 전체회의를 열고 청와대 비서실 등을 대상으로 업무보고와 결산을 진행하기로 함에 따라 이병기 청와대 비서실장과 국회 운영위 위원장을 맡고 있는 유 원내대표가 거부권 정국 이후 처음 대면할 것으로 보인다.
한고은 기자 atninedec@etomato.com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가 2일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 도중 유승민 원내대표 거취 문제가 불거지자 회의 중단을 선언하고 회의장을 나서고 있다. 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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