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기종기자] 올 상반기 내수와 수출에서 희비가 엇갈린 완성차 업계의 하반기 전망 역시 악재와 호재가 교차하고 있다. 잇따른 신차 출시로 내수 시장 활력이 기대되는 반면, 수출 부진은 장기화가 점쳐진다.
국내 완성차 5개사는 올 상반기 전세계 시장에서 전년 동기 대비 1.6% 감소한 총 443만6516대를 판매했다. 내수 판매는 73만2688대로 3.6% 증가한 반면 해외 판매는 2.5% 줄어든 수치다.
내수 시장은 RV차량 수요 증가와 신차 효과를 톡톡히 봤다. 업계는 상반기 내수 판매의 30% 이상인 23만6698대를 RV로 충당했다.
쌍용차(003620)를 제외한 각 사 라인업의 대부분이 세단 모델인 점을 감안하면 고무적인 수치다.
특히
쌍용차(003620)와 르노삼성은 상반기 최다 판매 차종을 RV로 장식했다. 쌍용차 티볼리는 지난달까지 1만8524대가 판매되며 전체 4만5410대의 40% 이상을 담당했고, 르노삼성 QM3 역시 4분의 1 이상인 1만155대로 전체 판매를 주도했다.
쌍용차와 르노삼성은 두 차종의 활약에 힘입어 각각 최근 10년 새 최대 내수 판매와 4년만의 10만대 돌파라는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이밖에 3만8867대가 판매된
기아차(000270) 신형 쏘렌토도 경차 모닝에 이어 2번째로 많이 팔린 모델에 이름을 올렸다.
반면 해외 판매는 신흥국 경기 침체와 환율 리스크의 직격탄을 맞았다. 적게는 최소 3%에서 최대 40%까지 뒷걸음질 쳤다. 닛산 로그를 위탁 생산·수출해 수출량이 큰 폭으로 증가한 르노삼성을 제외한 4개사의 평균 수출 하락율은 12.5%로 지난 1일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전체 산업 평균 수출 하락율 5%를 크게 상회했다.
특히 루블화 가치가 폭락한 러시아 수출 비중이 높은 쌍용차의 경우 40.5%나 떨어지며 한 자리 수 감소율로 틀어막은 현대·기아차, 한국지엠보다 최대 10배 이상의 낙폭을 보였다. 내수판매가 10년 만에 최대 실적을 달성한 것과는 극명하게 엇갈렸다.
올 하반기 수출 시장 전망 역시 순탄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상반기 내내 완성차 업계 발목을 잡았던 경기 침체와 환율 악재가 장기화 될 조짐을 보이고 있는 것.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인 중국 내 로컬업체가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공급과잉을 조장하고 있는 것 또한 새롭게 부상 중인 악재다.
이 역시 내수 시장이 이달부터 시작되는 신차 출시로 활력을 기대되는 것과는 정반대의 분위기다. 당장 이달만 해도
현대차(005380) 쏘나타의 추가 라인업을 비롯해 기아차 신형 K5, 한국지엠 신형 스파크, 쌍용차 티볼리 디젤 모델 등 굵직한 차종들이 국내 출시를 기다리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수입차 공세에 완성차 업체들이 파격적 구매 조건과 신차 출시로 비교적 선방한 내수 시장처럼 악재 장기화가 전망되는 수출 시장 역시 현지 전략 차종 마케팅 확대 등으로 수익성 방어에 나서는 것이 현재 상황에서 할 수 있는 최선의 대응일 것"이라고 말했다.
◇(자료=각 사)
정기종 기자 hareggu@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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