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직거래시대…돈 떼이지 않으려면 이것부터
등기부등본 확인하고, 거래는 무조건 통장으로
2015-05-17 12:00:00 2015-05-17 12:00:00
#대전에서 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서울에서 직장생활을 하는 K씨(33)는 지난 3월 중개업소를 통하지 않고 직거래 사이트를 통해 오피스텔 원룸을 계약했다. 인터넷 카페와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원하는 지역과 가격대의 매물을 찾은 것이다. K 씨는 내년쯤 결혼을 계획하고 있어 1년을 살게 될지 더 살게 될지 잘 모르는데 중개인을 통하면 몇십만 원이라도 수수료를 내야 하는 게 조금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다. K씨는 서울에서 10년 넘게 자취생활을 하면서 이미 월세 계약을 몇 번 해본 터라 부동산 계약을 하는 데 어려움은 없었다. 다음 이사를 하게 될 때도 직거래사이트를 활용할 계획이다.
 
부동산도 직거래하는 시대다. 중개인을 통하지 않고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이나 인터넷사이트를 통해 집을 사고팔거나 전세 계약하는 사례가 크게 늘고 있다. 직접 거래하면 적게는 수 십만 원에서 많게는 수 백만 원에 이르는 중개 수수료를 아낄 수 있기 때문이다. 서울특별시 부동산 중개보수 요율표를 보면 부동산 중개보수 요율은 현재 9억원 이상인 주택을 매매하거나 6억원 이상 전세를 계약할 때 0.5% 0.4%이다. 만일 6억원에 달하는 아파트 매매를 성사시킬 경우 최고유율 기준으로 수수료는 300만원 수준이다. 소형주택의 경우 5000만 원 이하일 경우에는 최대 25만원 이상 받지 못하게 되어 있으며 5000만~2억원은 80만원이 상한선이다. 6억원의 매매계약이 성사될 경우 최고요율 0.5%를 적용하면 중개인은 매도인과 매수인으로부터 각각 300만원씩 600만원을 벌어들이는 셈이다. 반값 수수료가 시행되기 전에는 540만원(0.9%)씩이었다. 계약자 입장에서는 직거래하면 새 가구를 하나 더 살 수 있는 돈인 셈이다.
 
수요 확대에 맞춰 시장도 진화하고 있다. 과거에는 '벼룩시장'을 통해 매물을 올려놓거나 부동산 사이트를 통해 알아보는 게 전부였다. 하지만 지금은 인터넷이 활성화되면서 부동산 직거래 커뮤니티만 2000여 개에 달한다. 이 중 '피터팬의 좋은 방 구하기'는 가장 유명한 부동산 직거래 카페로 200만명이 넘는 회원을 거느리고 있다. 스마트폰이 널리 퍼지면서 부동산 중개 애플리케이션도 나왔다. '직방' '꿀방' 등으로 스마트폰 앱은 주로 20대 대학생과 직장인이 많이 사용하는 앱으로 원룸이나 오피스텔, 월세 등이 많이 활용한다.여경희 닥터아파트 팀장은 “부동산 직거래는 인터넷에 익숙한 대학생이나 젊은 층 사이에서 주로 원룸ㆍ다가구 등의 전·월세 거래 위주로 이뤄졌으나 최근에는 오피스텔이나 상가, 사무실 등으로 확대되고 있다”면서 “직거래는 잘만 활용하면 부동산 중개수수료와 시간을 절약할 수 있어 사람들이 선호한다"고 말했다. 중개업소가 여러 매물을 한꺼번에 관리하는 반면 직거래는 한 집만 소개하기 때문에 실제 매물이라는 것도 장점이라고 덧붙였다.
 
돌다리도 두들겨고 거래하자
 
하지만 큰돈이 오가는 부동산매매에서 자칫 몇십만 원 아끼려다 이중 계약된 물건을 매매하거나 가압류 위기에 놓인 집을 매매하게 되면 재산 전체가 날아가는 수가 있다. 이런 우를 범하지 않으려면 부동산 직거래할 때 돌다리도 두들겨본다는 마음이 필요하다.
부동산 직거래할 때 오가는 돈은 무조건 은행을 통해야 한다. 통장 거래시 기록이 남기 때문이다. 현장답사도 필수다. 편리하고 안전한 곳에 살려면 주변 환경과 입지요건 등을 살펴봐야 한다. 채광, 단열과 방음, 습도 화장실 등을 꼼꼼히 확인해야 한다. 특히 매매 대상 물건이 주택인 경우 아랫집까지 방문해서 누수가 없는지 확인하는 게 좋다. 직거래를 통해 매수하면 하자가 생기면 중개사를 통해 매매한 경우보다 더 고생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직거래 카페의 시세를 무조건 믿으면 안된다고 강조했다. 모든 매매가 그렇겠지만, 부동산도 직거래하기 전에 반드시 매물의 시세를 미리 알아보는 게 좋다. 직거래 사이트나 카페에 올라온 정보가 신빙성이 부족하므로 반드시 부동산 포털의 시세정보와 실거래가 정도를 통해 확인해봐야 한다는 것이다. 
 
집주인은 직접만나서 확인해야
 
실제 계약하기로 마음 먹었다면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등기부 등본 확인이다. 등기부 등본을 통해 집이 안전한지 건물주가 어떤 상태인지 알 수 있기 떄문이다. 부동산 중개인들은 "등기부등본은 집주인이 보여주는 것만 믿으면 안 된다"며 "관련 서류를 미리 확인해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등기부 등본은 ‘대법원 인터넷 등기소 홈페이지’를 이용하면 스스로 확인이 가능하다. 여기서 소유권에 제한을 줄 수 있는 임시등기나 가처분, 압류, 근저당의 문구가 나오면 안전하지 못한 거래가 될 수 있음에 유의해야 한다. 중도금과 잔금을 지급할 때에도 재확인해 변동사항이 없는지 꼼꼼하게 챙겨봐야 한다. 아울러 등기부상의 실제 소유자가 맞는지 주민등록증이나 주민등록등본을 놓고 실제로 확인해야 한다.
 
세입자 확정일자 신고는 기본
 
세입자라면 확정일자를 받는 것 역시 매우 중요하다. 확정일자란 법원 또는 동사무소에서 주택 임대차계약이 실제로 행해졌고 확정일자를 찍음으로써 법적 효력을 갖게 된다는 의미다. 확정일자를 받아야 경매로 집이 넘어가도 그만큼 세입자가 보상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생명줄과도 같다. 또 하나 이사 오기 직전의 관리비와 영수증 공과금이 제대로 정산되어 있는지도 확인해야한다. 여경희 팀장은 "중개인이 있으면 이런 문제를 미리 처리해주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집주인과 감정이 상할 수 있는 만큼 사전에 유의해야한다"고 말했다. 
 
명정선 기자 cecilia1023@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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