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임정혁기자] 축구 국가대표팀이 호주 아시안컵 8강전을 준비하고 있는 가운데 손흥민(23·레버쿠젠)의 시원한 득점포를 기대하는 팬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손흥민은 시즌 전반기에만 11골 3도움을 터트려 아시안컵 시작 전부터 대표팀 공격의 마침표를 찍을 핵심 선수로 꼽혀왔다.
더욱이 대표팀의 오른쪽 날개 이청용(볼턴)과 공격형 미드필더 구자철(마인츠)이 부상으로 불가피하게 대회를 접으면서 왼쪽 날개인 손흥민의 역할은 더욱 중요해지고 있는 상황이다.
대표팀이 조별리그 3차전에서 모두 '1-0' 승리를 거둬 다소 답답한 공격력을 보인 것도 손흥민의 화끈한 득점을 기대하는 이유다.
대표팀이 오는 22일 치르는 우즈베키스탄과의 8강전은 토너먼트라는 특성과 함께 상대의 수준이 더욱 올라갈 전망이다. 1골만으로는 우승까지 힘겹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우즈베키스탄은 이긴다 하더라도 4강전과 결승에서는 각각 이란과 일본을 만날 가능성이 높다.
이와 관련해 박경훈 SBS 축구해설위원은 "저희는 득점이 필요하다. 토너먼트에서는 선제골을 넣으면 선수들이 동기부여가 돼 더욱 잘 뛸 수 있다"면서 "결국은 손흥민이 해줘야 한다"고 그의 역할을 강조했다.
◇지난 17일(한국시간) 호주와의 2015 호주 아시안컵 A조 조별리그 3차전에서 드리블 돌파 하고 있는 손흥민. ⓒNews1
손흥민은 이번 대회 조별리그 1차전 오만전에서 선발로 출전했으나 골은 기록하지 못했다. 2차전 쿠웨이트전은 감기몸살로 결장했다. 3차전 호주전은 후반에 교체 투입돼 떨어진 체력과 감기 때문에 잃은 경기 감각을 끌어올리는 데 주력했다.
이들 경기에서 손흥민은 수준 높은 드리블 돌파와 날카로운 움직임을 보였으나 골망은 흔들지는 못했다.
득점만이 손흥민의 절대적인 평가 기준은 아니지만 대표팀에서 오랜 시간 골이 없다는 점은 다소 의아한 부분이다.
손흥민은 지난해 6월14일 열린 브라질월드컵 조별리그 2차전 알제리전 이후 A매치 득점이 없다. 월드컵 이후 이번 대회 전까지 베네수엘라, 우루과이, 파라과이, 코스타리카, 요르단, 이란, 사우디아라비아와의 평가전에 나섰지만 골을 기록하진 못했다.
질풍 같은 돌파와 더불어 공만 잡으면 무언가 해줄 것 같은 유형의 독특한 선수라는 평가를 듣고 있는 손흥민이지만 방점은 찍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그 이유로는 독일과 국내외 평가전을 오가는 장시간의 비행 피로와 월드컵 이후 제대로 된 휴식 시간을 갖지 못했다는 것 등이 꼽힌다.
특히 이번 아시안컵에서는 상대의 밀집 수비가 손흥민을 가로막았다. 조별리그에선 상대도 손흥민이 독일에서 뛰어난 공격수라는 것을 알기 때문에 이중 삼중으로 수비 막을 쳤다.
하지만 우즈베키스탄을 비롯해 8강전부터 대표팀이 만날 상대는 이전과 달리 수비만 펼칠 수는 없다. 토너먼트 승부 특성상 골을 넣으려 하지 않으면 언젠간 무너지기 때문이다. 어떤식으로든 손흥민이 누빌 공간이 더욱 커질 참이다.
◇손흥민과 김진수. ⓒNews1
손흥민이 최근 선보인 득점 방법은 다양하다. 그는 왼발과 오른발을 가리지 않는다.
손흥민이 독일에서 전반기에 넣은 골을 분석해보면 오른발로 6골을 터뜨렸고 왼발로 5골을 기록했다. 이 중 페널티박스 안쪽에서 구석을 보고 차 넣은 골이 6골이며 페널티박스 바깥에서 시원하게 골문 구석을 찌른 게 5골이다.
특히 손흥민은 최근 대표팀의 프리킥을 도맡아 차고 있다. 그가 휴식기마다 연습한 '무회전 프리킥'도 최근 빛을 보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와의 평가전과 오만과의 경기에서 나온 손흥민의 무회전 프리킥은 30m 이상의 거리에서 날아가는 공의 속도라 볼 수 없을 정도로 강력했다.
호주의 전설적인 골키퍼이자 잉글랜드 맨체스터유나이티드와 첼시 등에서 뛰었던 마크 보스니치는 "손흥민은 레버쿠젠과 한국 축구대표팀에서 모두 주연"이라고 아시안컵 공식 안내 책자에서 밝혔다.
호주 언론 '시드니 모닝 헤럴드'는 대회 직전 분석 기사에서 손흥민을 아시안컵을 빛낼 5대 스타로 선정하기도 했다.
국내 팬들뿐만 아니라 아시안컵을 지켜보는 대부분의 시선이 손흥민의 발끝을 주목하고 있다. 여기에 손흥민이 골만 터뜨린다면 100점짜리 선수라는 평가가 따를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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