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혜진기자] 오는 8일 삼성전자의 잠정 실적 발표를 시작으로 4분기 어닝시즌의 포문이 열린다. 증권가는 실적 눈높이가 지속적으로 낮춰지고 있음에도 상장사 전반의 어닝쇼크가 발생할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5일 <뉴스토마토>가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의뢰해 증권사 3곳 이상의 실적 추정치가 있는 유가증권시장 상장사 171곳의 실적을 분석한 결과, 4분기 영업이익 총합은 28조3300억원으로 집계됐다. 순이익 컨센서스는 21조8859억원이다.
이같은 전망은 전년 동기 실적에 비해 개선된 것이지만, 실제 실적은 추정치에 비해 크게 낮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예상이다.
4분기 실적 전망치는 작년 3분기 실적 시즌이 끝난 뒤부터 지속적으로 하향 조정되고 있는 상황이다. 영업이익과 순이익 컨센서스는 지난해 10월 대비 각각 2.9%, 5% 하향 조정됐다.
증권가에서는 이처럼 실적 눈높이가 꾸준히 낮아지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여전히 4분기 어닝쇼크 가능성을 경계하고 있다. 통상 마지막 분기에 연간 일회성 비용을 한꺼번에 처리하는 경향이 있어 예상치 못한 손실이 반영될 수 있기 때문이다.
김학균 KDB대우증권 투자전략팀장은 "4분기 실적에 대한 시장의 심정적 기대치가 상당히 낮아졌지만 아직도 컨센서스는 높다"며 "지난 2000년 이후 4분기 순이익 최대치가 15조1000억원에 불과했다는 사실을 감안할 때 현재 실적 컨센서스는 너무 낙관적인 편"이라고 판단했다.
이재만 하나대투증권 수석연구위원도 "국내 기업의 경우 4분기에는 상여금, 손실 처리 등 일회성 비용 탓에 예상치 대비 실제 영업이익이 20% 정도 낮게 발표되는 특징이 있다"며 "삼성전자와
현대차(005380)를 제외한 최근 3년간 4분기 어닝쇼크 비율은 30%에 달한다"고 설명했다.
어닝쇼크 전망이 우세한 가운데 시장의 관심은 삼성전자의 실적이 예상치와 부합할지 여부에 쏠려있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4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전년 동기 대비 17.9% 늘어난 4조7872억원 수준이다. 매출액은 9.45% 증가한 51조9295억원, 순이익은 1.32% 감소한 4조1667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관측된다.
전지원 키움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4분기 잠정 실적이 반도체 부문 호조에 힘입어 컨센서스를 상회할지 여부가 관건"이라며 "이 경우 삼성전자가 배당 확대 계획을 발표한 만큼 (증시 전반에) 가치주 투자가 강화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김지형 한양증권 연구원도 "결과치가 예상치와 부합한다면 실적이 저점을 통과하고 있다는 인식이 확산될 것"이라며 "이는 투자 심리에 우호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삼성전자 서초 사옥 전경ⓒ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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