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병윤기자] 막바지에 다다른 2014년 증시. 올해도 국내 증시는 박스권을 벗어나지 못했다. 환율과 유가 악재에 발목잡힌 코스피의 2000선 안착도 쉽지 않아 보인다. 내년에도 악재는 시장을 짓누를 전망이다. 미국 통화정책 변화와 신흥국 외환위기 가능성이 자리하면서다. 상장사의 성장성에 대한 우려 또한 제기되고 있어 불확실성을 더한다. 반면 배당 증가 가능성과 중국 성장에 따른 수혜 등 호재도 공존하고 있다. 뉴스토마토는 안개속에 가린 내년 증시에 대비할 수 있도록 주요 업종별 전망을 심층 진단하는 기획을 준비했다. [편집자주]
올해 건설업과 기계산업 모두 기대치를 충족시키지 못하며 부진했다.
건설업은 해외사업의 저가 수주로 인해 지난 2013년 대규모 적자를 기록한 뒤 올해 서서히 수익성을 회복했지만 회복 속도는 시장의 기대치를 충족시키지 못했다.
더욱이 업체별 영업이익률의 높은 편차와 과징금 등이 더해지면서 시장에서 신뢰를 얻지 못했다.
기계산업은 건설·조선업 등 전방산업의 부진과 국내·외 투자위축 악영향 등으로 실적과 주가의 부진을 겪었다.
(자료=한양증권)
기계산업의 세부업종별 시가총액을 살펴보면 건설장비(-15.3%), 플랜트기자재(-18%), 피팅주(-30.3%), 풍력주(-32.7%), 공작기계주(-9.3%) 등이 하락한 반면
한국항공우주(047810)만 유일하게 43.1%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증권사들은 건설업종이 내년에는 국내 부동산 시장의 분양경기 회복과 해외 저가수주 비중 감소 등으로 점차 정상적인 수익성 수준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반면 기계산업은 올해와 마찬가지로 업종별 차별화가 진행되고 진출시장·환율 등을 고려한 선별 작업이 필요하다고 내다봤다.
◇건설업, 완만한 개선..해외사업 불확실성은 여전
증권사들은 건설업 중 개선이 가장 크게 이뤄지는 부분으로 국내 주택사업을 지목했다. 지난 9월1일 부동산 대책의 효과가 국내 부동산 경기 회복을 이끌 것으로 예상했기 때문이다.
허문욱 KB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 9월1일 부동산 대책으로 인한 주택 시장의 회복 기조에 따라 주요 건설사의 분양 공급 증가로 전체 실적에서 주택 부문의 비중은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김형근
메리츠종금증권(008560) 연구원은 "주택 신규 분영시장·재건출 시장 확대로 국내 부동산은 안정화 될 전망"이라며 "오는 2015년엔 실수요자의 중심의 신규분양과 재건축 시장의 추가 활성화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자료=하이투자증권)
노기영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주택 사업은 외형, 수익성, 리스크 측면에서 모두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며 "주택 공급 증가에 따른 성장성 회복, 미분양 감소에 따른 운전자본(working capital) 리스크 완화, 장기 미착공 사업자들의 착공 전환에 따른 프로젝트파이낸싱(PF) 리스크 해소가 이어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반면 해외사업 부문에 대해선 엇갈린 분석을 내놨다. 먼저 저가수주 인식 마무리에 따른 원가율 개선에 대해선 공감했다.
백광제
교보증권(030610) 연구원은 "건설업의 오는 2015년 해외부문은 신규수주 둔화에도 불구하고 높은 수주잔고에 따라 매출 성장 유지가 가능할 것"이라며 "해외 저가수주 완료가 임박했고 올 3분기 대규모 손실 반영으로 빠른 원가율 개선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백 연구원은 "매크로 변수의 극단적인 악화가 없을 경우 오는 2016년까지 실적 개선 모멘텀을 확보했기 때문에 주가 우상향은 가능하다고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허문욱 연구원 역시 "해외건설 경기는 유가 하락에 따른 발주 지연 리스크에도 불구하고 다양한 공종에서의 대규모 프로젝트 발주가 지속됨에 따라 연평균 5%의 성장세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지난 2009~2011년 저마진 중동 수주잔고액의 미완성률이 오는 2015년 연말까지 10% 미만으로 떨어질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외형성장과 더불어 실적 개선세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반면 박현욱
HMC투자증권(001500) 연구원은 "오는 2015년 해외 부문의 저수익 잔고가 감소하면서 원가율은 개선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해외 시장 모멘텀도 한계가 있는데 저유가 수준과 지역 분쟁 등을 고려했을 때 중동의 발주시장이 의미있게 확대되기 어렵고 인도·중국과의 경쟁도 치열해 양질의 중동발 신규 수주는 제한적인 상황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기계산업, 차별화 지속..피팅업체·두산인프라코어 부각
증권사들은 기계산업의 부진은 내년에도 이어지고 개별 산업과 기업의 이슈에 의해 차별화가 나타날 것으로 예상했다.
이동헌
한양증권(001750) 연구원은 "오는 2015년 기계주 경영환경은 올해와 같이 쉽지 않고 엔저에 따른 경쟁은 시차를 거쳐 오는 2015년부터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그나마 선진국 예상 경제성장률은 2.3%로 올해보다 나아질 것으로 전망돼 중국, 이머징보다 선진국 비중이 높은 업체에 대한 선별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기계산업 중 특히 피팅업체를 추천했다.
(자료=대신증권)
조철희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올 4분기부터 오는 2015년 상반기까지 건설사와 조선사의 피팅 발주가 늘어날 전망이기 때문에 오는 2015년 상반기엔 피팅업에 주목할 것을 추천한다"고 설명했다.
이지윤
대신증권(003540) 연구원은 "내년 상반기부터 건설사들이 지난 2013년 하반기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수주한 프로젝트들의 피팅 발주가 본격적으로 이뤄질 것"이라며 "특히
태광(023160)과
성광벤드(014620)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은 지난 2009년 금융위기 시점보다 낮아져 있을 정도로 조정받은 것도 전방산업 수주고전에도 피팅주를 사야하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또 선진국 비중이 높은 두산인프라코어도 최선호주로 추천됐다.
김현태 KB투자증권 연구원은 "두산인프라코어의 매출액에서 선진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50%"라며 "선진국 경기는 오는 2015년에도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고 이에 따른 실적 개선세가 지속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김 연구원은 "두산인프라코어의 엔진부문의 경우 밥캣의 꾸준한 성장이 G2엔진 탑재율 증가를 견인해 이익 성장이 지속되고 공작기계 역시 높은 수익성을 유지할 전망"이라며 "미국 업황 호조로 밥캣 상장 일정이 예상보다 앞당겨질 가능성이 있어 추가적인 모멘텀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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