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리비 횡령에 전기세도 면제..'전횡' 아파트 대표 실형
2014-11-21 06:00:00 2014-11-21 06:30:18
[뉴스토마토 전재욱기자] 아파트 입주자 대표가 자기 집 전기세를 입주민 부담으로 돌리고, 아파트 관리비를 횡령하고, 용역업체에 돈을 요구해 받아 쓴 혐의로 기소돼 실형에 처해졌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3부(재판장 조용현 부장)는 업무상 횡령·배임과 배임수재 혐의로 기소된 서울의 한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 회장 이모(59)씨에게 징역 2년6월, 추징금 1600만 원을 선고했다고 21일 밝혔다.
 
이씨의 지시를 받고 범행에 가담한 아파트 경비실장 L(61)씨는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 부녀회장 강모(55·여)씨는 징역 10월에 집행유예 2년에 처해졌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 회장의 지위를 이용해 환경미화 용역업체로부터 재계약을 대가로 돈을 받고, 아파트 주차장 주차비와 창고 임대료, 아파트 발전기금을 5년이 넘는 기간 동안 횡령했고 액수도 2억 원이 넘는다"고 지적했다.
 
이어 "피고인은 아파트대표회의 회장으로서 입주민들에게 봉사하며 아파트 사무를 공정하게 처리해야 하지만, 지위를 이용해 4년 동안 자신과 부녀회장의 집에 전기료가 낮게 부과되도록 해 1000만 원 상당의 재산상 이익도 취했다"고 강조했다.
 
재판부는 "이로써 발생한 손해는 결국 아파트 입주민에게 돌아갔고, 횡령과 배임 피해금액도 전혀 회복되지 않았다"며 "그럼에도 피고인은 잘못을 뉘우치지 않고 책임을 경비실장에게 돌리고 있다"고 꾸짖었다.
 
이씨는 2003년 6월부터 약 10년 간 서울 동작구의 한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 회장으로 일하며 저지른 업무상 횡령·배임과 배임수재 범행으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씨는 2007년부터 4년 동안 아파트 관리소장과 직원 등에게 자신과 부녀회장의 집 전기사용량을 실제보다 적게 검침하도록 지시해 전기료 1000만 원을 아파트 입주민 부담으로 돌린 혐의를 받았다.
 
이와 함께 이씨는 외부인에게 아파트 주차장 정기주차권을 판 돈 가운데 1100만 원을 횡령하고, 아파트 창고 임대료 1억7100만 원을 개인적으로 사용하고, 케이블사업자 측에서 받은 아파트 발전기금 1500만 원을 빼돌려 쓴 혐의도 받았다.
 
또 아파트 환경미화 용역을 내주는 대가로 특정업체에 돈을 요구해 1600만 원을 받은 혐의도 함께 받았다. 
 
이 과정에서 L씨는 이씨의 범행을 도운 혐의, 강씨는 이씨의 범행에 가담해 이득을 얻은 혐의로 각각 기소됐다.
 
◇서울중앙지법(사진=뉴스토마토)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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