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수연기자] 오는 17일 중국과 홍콩 증시의 교차거래가 허용되는 후강퉁이 시행될 예정인 가운데 국내 시장 분위기도 한껏 고조되고 있다. 신규 수익원 창출 기대감에 증권주들이 동반 상승하는 모습이다.
반면 국내 증시의 수급 감소 우려와 함께 중국기업의 펀더멘털 문제를 지속적으로 점검해야 한다는 경계의 목소리도 나온다. 국내 증시와는 다른 방식의 투자 절차와 리스크 점검도 필요하다는 조언이다.
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증권업종 지수는 7월부터 지금까지 30% 가까이 급등세를 연출했다. 지난 10일에는 연중 최고가인 2023.94를 기록했다.
중국증시에 대한 내국인의 투심도 되살아나고 있다. 최근 신규 A증시 계좌 개설은 급증 추세이며 신용거래 융자와 대주 등 신용계좌 신청도 증가하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향후 중국 정부의 강한 개혁의지와 맞물려 외국인의 투자는 점차 확대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전반적인 중국기업의 펀더멘탈 점검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중국기업의 신용, 불명확한 세제 수준, 위안화 가치의 변동성 우려, 부동산 경기둔화와 국유기업 등에 대한 정책적인 위험 등이 리스크 요인으로 꼽힌다.
마주옥 키움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중국 경기둔화와 기업실적 부진의 펀더멘털 우려가 후강통에 의한 수급 개선으로 덮어지기에는 부족해 보인다"며 "최근 이어진 증시반등에 의한 벨류에이션 부담감도 동반적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향후 투매현상이 잦아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공동 거래일 이외에는 후강통을 통한 매매가 불가능해 변동성이 커질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마 팀장은 "대륙의 휴일로 상하이 증시가 휴장할 경우 홍콩증시 개장에도 불구하고 후강통 방식으로 거래가 불가하다"며 "변동성 우려로 투매현상이 나타나며 단기 조정이 일어날 가능성이 존재한다"고 설명했다.
중국 증시 투자자들은 환율의 움직임도 주시해야 한다. 거래 화폐가 위안화임을 감안해 위안화가 약세를 보일 경우 환차손을 입을 수 있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는 조언이다.
국내 증시에 수급상의 악재도 존재한다. 후강퉁이 실시되면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이머징 지수에 중국 A주가 편입될 가능성이 높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른 한국에서의 자금 유출 확대 우려감이 커지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MSCI 이머징 지수에 A주가 5% 편입될 경우 한국 비중은 0.2%포인트 감소하고, 100% 편입시 1.7%포인트 줄어든다.
염동찬 LIG투자증권 연구원은 "MSCI 이머징 지수를 벤치마크로 사용하는 글로벌 ETF 규모가 1조1000억달러라는 점을 고려할 때 A주가 MSCI 이머징 지수에 100% 편입될 경우 한국에서의 자금 유출은 18조원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석중 하이투자증권 연구원도 "글로벌 자금의 중국증시 유입이라는 측면에서 수급의 우려감으로 해석될 수 있다"며 "글로벌 주요 지수의 A주 편입은 중장기적으로 진행되겠지만 국내 증시 자금 유출은 피할 수 없다"고 분석했다.
© 로이터=News1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