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지영기자] 최근 제약업계가 해외에서 쾌거를 올리고 있다. 각 제약사들은 정부의 규제 정책이 강화되면서 내수에서 해외로 눈을 돌려 활로를 찾고 있다.
25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국내 상장 제약사들의 올 상반기 수출금액은 지난해 상반기보다 13.7% 증가한 5705억원을 기록했다. 평균 수출비중 역시 13.7%로 지난해에 비해 0.2%포인트 늘어났다.
기업별로는
녹십자(006280)가 올 상반기 수출액 924억원으로 가장 큰 성과를 보였다. 이어
유한양행(000100) 746억원,
동아에스티(170900) 553억원,
LG생명과학(068870) 441억원,
종근당바이오(063160) 416억원,
한미약품(128940) 375억원,
코오롱생명과학(102940) 315억원,
영진약품(003520) 281억원,
동국제약(086450) 227억원,
보령제약(003850) 170억원,
종근당(185750) 165억원,
제일약품(002620) 154억원, 경동제약 128억원,
신풍제약(019170) 121억원, 한독 113억원, 한국유나이티드제약 111억원,
대웅제약(069620) 109억원 등으로 17개사가 상반기에 100억원 이상을 수출했다.
백신의 '명가'로 불리는 녹십자는 제약 수출이 고공행진을 보이며 올해 LG생명과학을 제치고 업계 수출 1위 자리를 꿰찰 전망이다. 2011년 814억원이었던 녹십자의 수출액은 지난해 1517억원으로 늘었다. 올해는 2000억원을 넘어설 전망이다.
올해 상반기 수출액은 924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0% 급증했다. 알부민 등 혈액제제와 독감·수두백신이 상반기에 나란히 329억원의 매출을 달성하며 효자 노릇을 톡톡히 했다. 전체 매출에서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도 24%로 높아졌다. 독감백신과 혈액제제로 특화된 포트폴리오가 수출 전선을 이끌고 있다.
녹십자는 PAHO의 남반구 입찰(2300만달러)에 이어 1500만달러 규모의 북반구 입찰도 수주했다. 북반구 물량은 3분기부터 선적이 본격화되기 때문에 하반기에도 수출 호조세가 이어질 것으로 기대된다. 올해 수출목표는 2억달러다.
대웅제약은 5년 연구 끝에 개발한 고순도 보툴리눔톡신 '나보타'가 효능과 안전성 모두 기존 약 이상이라는 평가를 받으며 태국에서 판매 허가를 받고 제품을 출시했다.
대웅제약은 태국 현지 전문의들과의 지속적인 세미나를 통해 나보타의 우수성을 알리는 한편 우수한 생산 및 연구시설 홍보를 통해 글로벌 이미지를 부각시켜 태국을 동남아시아 지역의 거점으로 삼는다는 전략이다.
이종욱 대웅제약 사장은 “이번 론칭 행사를 시작으로 태국 보툴리눔톡신 제제 시장의 발전을 위해 아낌없이 지원할 것”이라며 “나보타가 태국 및 해외 시장에서도 인정받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웅제약의 '나보타'는 현재 60여개국에 약 7000억원 규모의 수출 계약을 체결했다. 최근 태국 정식허가에 이어 2017년까지 미국, 유럽, 남미, 중동 등에서 식약처 허가 취득을 준비 중이다
종근당은 이달 코스타리카, 중동에 면역억제제 및 항암제 등을 총 2760만달러에 수출하는 계약을 성사했다. 종근당은 이번 계약으로 코스타리카에 면역억제제 타크로벨, 마이렙트, 항암제 루키벡 등을, 중동지역의 아랍에미레이트, 카타르, 사우디에는 면역억제제를 공급한다.
일양약품(007570)은 자체 개발한 백혈병 치료제 ‘슈펙트’를 러시아에 진출시키는 쾌거를 올렸다. 러시아 제약사 1위 ‘알팜’과 슈펙트의 원료인 라도티닙 공급 계약을 체결, 라이선스 및 마일스톤으로 1300만불(약 143억원)을 받는다.
앞서 ‘슈펙트’는 올 들어 터키 1위 제약사인 압디이브라힘에 수출을 시작했다. 이를 통해 터키를 비롯해 주변 6개국에서 공급에 나섰다.
JW홀딩스(096760)는 지난 7월 필리핀 지사를 설립하고 동남아 시장 공략을 선언했다. JW홀딩스가 해외법인을 직접 설립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필리핀 현지법인은 현지 투자계획 수립, 의약품 수출을 위한 제품 등록과 인허가, 마케팅, 영업 등을 담당하게 된다.
JW홀딩스는 영양수액제인 콤비플렉스 리피드를 비롯해 항생제 프리페넴, 포스페넴 등 주력 품목으로 라인업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유유제약은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 현지 법인인 유유말레이시아를 설립할 계획이다. 골다공증 복합제 ‘맥스마빌’과 만성신부전증 치료제 ‘본키’, 말초혈액순환 개선제 ‘타나민’을 주력 상품으로 내걸었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최근 제약업체들이 국내 영업의 한계성을 체감하고 해외로 눈을 돌리고 있다"며 "미국, 유럽 등의 시장은 허가 절차가 까다로워 비교적 진입 장벽이 낮은 동남아 시장을 적극적으로 공략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달 28일 태국 방콕에서 열린 ‘태국 나보타 그랜드 오프닝’ 행사에서 이종욱 대웅제약 사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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