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윤석진기자] 동·서독이 통일한 지 25년이나 지났지만, 동부 쪽 주민들의 생활 수준은 여전히 낮은 것으로 드러났다.
24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즈(FT)는 독일 정부 보고서를 인용해 구공산주의 진영인 동부가 일찌감치 자본주의를 수용한 서부보다 경제 수준이 3분의 1가량 뒤처진 것으로 조사됐다고 보도했다.
막대한 예산을 쏟아 부었음에도 동부와 서부의 경제 격차는 그다지 좁혀지지 않았다는 분석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으로 동부의 1인당 국내총생산(GDP)은 서부의 66% 수준으로 집계됐다.
더 큰 문제는 최근 15년 동안 동부 생산량이 둔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동부권은 통일이 성사된 직후인 1989년부터 10년 동안 집중 성장한 이후 줄곧 침체일로를 걸어왔다.
이번 보고서는 베를린 장벽 붕괴 25주년을 기념하여 작성됐다.
양측의 실업률 격차도 이전보다 많이 줄었지만, 근소한 차이를 보였던 1990년 당시의 수준까진 좁혀지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
실제로 지난해 동부 지역 실업률은 10.3%로 6%에 그친 서부를 크게 앞질렀다.
◇베를린의 한 쇼핑센터에 있는 베를린 장벽 모형 (사진=로이터통신)
고령화가 급속도로 진행되면서 생산인구가 줄어드는 것 또한 동부 주민들의 근심 꺼리다.
동부는 인구의 23%가 65세 이상의 노인으로 구성돼 있으며 서부는 그보다 적은 20%의 인구만이 노인이다.
전문가들은 오는 2030년까지 동부의 노인 인구가 전체의 33%까지 치솟고 서부는 28%로 올라설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생활고로 아이를 키우면서 사회생활을 하는 여자의 수도 동부가 더 많았다. 현재 동부 기혼녀의 대부분이 풀타임으로 일하고 있고 서부에선 3분의 2의 유부녀가 직장에 다닌다.
또 동부 태아의 62%가 결혼식을 안 치르고 동거하는 부모에게서 태어난 반면, 서부에서는 그 비율이 20%에 머물렀다.
이리스 글라이케 독일 연방경제·에너지부 정무 차관은 "독일은 지난 25년간 균형 잡힌 성장을 이뤄냈지만, 여전히 미흡한 부분이 많다"며 "1989년의 평화혁명은 독일 역사에 큰 성과로 남아있지만, 여전히 사회적으로 서부와 동부는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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