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민호기자] 프란치스코 교황이 한국을 방문해 '세월호의 아픔을 잊지 않고 있으며 마음속에 깊이 간직하고 있다"고 밝혔다.
요한 바오르 2세가 1984년 전두환 대통령 시절, 1989년 노태우 대통령 시절 한국땅을 밟은 이후 교황의 한국 방문은 프란치스코 교황이 세번째다.
14일 교황은 오전 10시30분께 서울공항(경기도 성남시)에 도착한 후 박근혜 대통령으로부터 영접을 받고 세월호 유가족들과 천주교 평신도 등 30여명으로 구성된 '교황 환영단'을 일일이 만났다.
국빈 환영행사에 일반인들이 참석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지만 교황이 '보통사람들'과 함께 하고 싶다는 의견을 받아들여 '교황 환영단'에 세월호 유가족 4명이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
박 대통령은 "교황님을 모시게 돼 온 국민이 기쁘게 생각한다"고 교황을 맞이했다. 이에 교황은 "저 또한 기쁘게 생각한다"며 "부에노스 아이레스에도 한국인들이 많다"고 화답했다.
세월호 참사 가족대책위에 따르면 교황은 이날 환영단으로 나온 세월호 유가족들의 손을 잡고 '세월호의 아픔을 잊지 않고 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교황은 화려하지 않고 방탄기능이 없는 검은색 '소울' 차량을 타고 서울 궁정동 교황청대사관으로 이동했다.
◇14일 한국을 방문한 프란치스코 교황이 '소울' 차량을 타고 서울로 향하고 있다. 서울공항(경기도 성남시) 인근 500여명의 환영인파를 향해 친근한 얼굴로 손인사를 건네고 있다.(사진=박민호 기자)
특히 서울공항 앞에 교황을 보기 위한 500여명의 인파를 향해 손을 흔들며 인사를 건네는 등 친근한 모습을 보였다.
잠실에서 거주하는 송영희(71)씨는 "1984년 요한 바오르 2세를 여의도에서 직접 본 적이 있다"며 "그때의 감동을 다시 느끼기 위해 아침부터 일찍 교황을 기다렸다"고 밝혔다.
'BENVENUTO FRA NOI(환영합니다)'라는 이탈리아어로 쓴 큰 현수막을 들고 서울공항을 찾은 김수미(41)씨는 "올초에 바티칸에서 교황을 본적이 있다"며 "교황이 전하는 메시지처럼 우리 사회의 아픔과 갈등이 빨리 해결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교황은 4박5일동안 서울 궁정동 교황청대사관에서 머문다. 숙소에서 개인미사 후 오후 청와대에서 대통령 면담을 가질 예정이다.
오는 15일에는 청와대에서 제공하는 헬리콥터를 이용해 대전 월드컵경기장에서 미사를 가진 후 세월호 유가족들과 비공개 만남을 갖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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