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하늬기자]세월호 참사 여파에도 불구하고 4~5월 국내 경기가 전반적인 개선세를 이어간 것으로 나타났다.
28일 한국은행은 '2분기 지역경제보고서(골든북)'에서 "세월호 참사 이후 4월 하반기 소비지표가 악화됐으나 5월 들어서는 추가로 나빠지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지역경기 현황(자료=한국은행)
골든북은 한은 16개 지역본부가 지역 기업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통해 전국의 경기 흐름을 파악·분석하는 보고서이다.
한은은 수도권, 동남권(부산·울산·경남), 충청권, 제주권 경기가 좋아졌지만 호남권과 대경권(대구·경북) 경기는 전분기부터 보합세를 유지했고, 강원권은 회복세가 주춤하다고 평가했다.
대경권의 한 백화점은 4월 상반월까지 전년동기대비 매출 증가율이 5% 정도였다가 세월호 사고 후 10%대의 감소세를 보였고, 같은 지역의 한 대형마트도 매출이 5% 가량 감소했다.
강원권은 4~5월 중 열릴 예정이던 축제 및 행사 111개 중 21개만 정상적으로 추진됐고 53개가 연기됐다. 18개는 축소됐고 8개가 취소됐으며, 11개는 검토중인 상황이다.
이처럼 주요 유통업체 매출이 감소하고, 각종 지역축제 등이 취소 또는 연기되면서 음식·숙박업, 관광·여가관련 서비스업이 부진한 것으로 조사됐다.
호텔은 연회 및 비즈니스 행사가 줄어들고, 리조트 및 중소형 숙박시설은 수학여행 등 단체관광객의 예약 취소가 늘어나면서 매출이 감소했다.
하지만 4월에 매출이 줄었던 대경권의 백화점과 대형마트의 매출은 5월 들어 5% 정도 증가했다.
지난 5월 3~6일까지 전남 여수시 주요 관광지 18곳에는 총 34만7000명의 관광객이 방문해 4월 마지막 주에 비해 5배 이상 관광객이 늘었다. 전주 한옥마을에도 하루 평균 1만2000여 명이 입장해 4월 주말의 입장객 수(일평균 약 6000명)를 웃돌았다.
김상기 한은 지역통할실장은 "지표상에서는 4월 하반월에 비해 5월에는 전반적으로 소비 부진 폭이 줄어드는 모습이 나타났다"며 "다만 최근의 개선추세는 5월초 연휴효과에 따른 일시적인 영향이라는 견해도 있어 민간소비의 기조적 흐름을 판단하기 위해서는 추가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서비스업과 민간소비를 제외한 생산·수요·고용은 견조한 것으로 조사됐다.
4∼5월 중 제조업 생산은 휴대전화, 반도체, 자동차의 국내외 수요 증가로 오름세를 이어갔고, 관련 수출도 늘어났다.
한편 한은은 최근 원·달러 환율 하락으로 수출기업들의 채산성 악화에 대한 우려가 크다고 분석했다.
한은 관계자는 "환 위험 관리 능력이 부족하고 가격경쟁력이 취약한 중소기업의 어려움이 심각하다"며 "후발국과의 가격 경쟁이 치열한 섬유·일반기계 업종이 환율 하락의 영향을 크게 받았다"고 분석했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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