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지영기자] 건설경기 침체 장기화로 불황의 늪에 빠졌던 건자재 기업들이 올 1분기 일제히 실적이 개선됐다.
아파트 미분양으로 B2B(기업간) 채널 공급이 악화되자, B2C(기업과 소비자간) 채널을 공략한 전략이 맞아 떨어졌다. 또 기존 건자재에서 벗어나 새로운 영역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양화한 전략도 빛을 발했다.
LG하우시스(108670)는 연결기준 1분기 영업이익 356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48.7% 증가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6863억원으로 16.5%, 당기순이익은 206억원으로 54.9% 늘었다. 특히 영업이익의 경우 직전 분기였던 지난해 4분기 대비 무려 287% 급증했다.
이 같은 호실적은 유통채널을 B2C 방식으로 다변화하면서 건축자재 매출이 크게 늘어났기 때문이다.
LG하우시스의 PVC 창호사업 매출 가운데 건설사 공급 등 B2B 유통채널(특판매출)을 제외한 시판매출(B2C유통망+대리점 통한 완성창 판매 등)은 최근 3년간 40% 이상 증가했다. 2011년 1400억원이던 시판매출은 2012년 1600억원, 지난해 약 2000억원으로 늘어났다.
KCC(002380)도 건자재 부문의 호조에 힘입어 올 1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모두 늘었다. KCC의 건자재 부문은 전체 매출 중 37%를 차지한다.
KCC는 연결재무제표 기준 1분기 매출액 7763억5900만원, 영업이익 670억100만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48.0%, 8.6% 증가했다. 반면 당기순이익은 530억1300만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1.9% 감소했다. 이는 기저효과에 따른 착시라는 설명.
KCC 관계자는 "1분기 당기순이익 감소 요인은 지난해 1분기 현대차와 현대상선 주식 매각에 따른 일회성 이익(837억원 규모)이 발생했기 때문"이라며 "지난해 하반기부터 주택 입주 물량이 늘어나기 시작했고, 이는 PVC, 유리, 창호 등 건자재 부문의 매출 증가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한솔홈데코(025750) 역시 이 기간 매출액 611억6366만원, 영업이익 10억2980만원, 당기순이익 40억5320만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5.7%, 850.9%, 112.1% 상승했다. 특히 영업이익의 급증이 눈에 띈다.
한솔홈데코는 주요 업종인 건축자재 부문에서 벗어나 새로운 영역으로 꾸준히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수익처 다변화 전략이다.
최근에는 기존 제재목, 중밀도합판(MDF), 마루 바닥재 생산에서 열병합발전, 탄소배출권 리스사업까지 사업 범위를 넓혔다. 지난달 열린 주주총회에서는 주력 상품인 바닥재에서 벗어나 PVC 장판, 벽지 등 신사업을 정관에 추가했다. 특판영업과 인테리어영업을 통해 신상품 개발의 시너지를 극대화겠다는 전략이다.
회사 관계자는 "열병합발전은 또 다른 성장축으로, 저압 터빈에 대한 추가 투자를 통해 내년부터 연간 80억원이 넘는 매출을 올릴 수 있을 것"이라며 "사업구조 개선이 가시화되면서 올해 매출이 전년보다 25% 증가한 3000억원은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자신했다.
업계는 건자재 업체들이 올 1분기 실적 개선세를 나타낸 이유로 유통채널 다각화와 리모델링 수요 증가를 꼽았다.
업계 한 관계자는 "건자재 업체들이 수년 전부터 새로운 채널과 사업을 개척한 효과가 나타나기 시작한 것 같다"며 "또 지난해 하반기부터 주택 입주 물량이 늘면서 인테리어 리모델링 수요가 증가하기 시작한 점도 매출 증가를 견인하는 동력이 됐다"고 말했다.
향후 건자재 업계는 리모델링 '수직 증축' 허용에 따라 수익성이 더욱 증가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업계는 규모로만 보면 리모델링 시장의 성장성은 충분하다고 보고 있다. 또 수직 증축은 수평 증축에 비해 입주민들의 건축비 부담을 25~40% 줄여줘 가격 경쟁력도 충분하다는 평가다.
이경자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수직 증축 리모델링 사업 대상은 498만가구로, 전체 가구 수의 44%에 해당된다. 매년 15만~20만가구씩 늘어날 것"이라며 "건자재 관련주들은 수직 증축 리모델링 허용으로 긍정적인 영향을 받을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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