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임효정기자] 저금리·저성장 기조에 따른 수익악화로 은행권의 채용시장에 찬바람이 불고 있다.
여기에 정부 방침에 발맞춰 시간제 일자리 근로자를 채용키로하는 등 은행권에 경력단절 여성 채용이 확산되면서 취업준비생들의 취업 문은 더 좁아지고 있는 형국이다.
16일 은행권에 따르면 해가 갈수록 은행들의 채용규모가 감소하고 있는 가운데 올해 상반기 신입행원을 채용한 곳은 농협과 신한은행 뿐이다.
농협은 지난 3월 상반기 채용을 실시해 400명(6급)을 신규 채용했다. 신한은행은 현재 일반직 신입행원에 대한 서류전형을 진행 중이다.
이 외 다른 시중은행은 채용계획이 없거나 아직 확정짓지 못한 상황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영업지점도 축소하고 본사 인력도 슬림화시키고 있다"며 "이 때문에 채용규모를 줄이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정부의 일자리 정책으로 시간제일자리 근로자 채용이 확산되고 있지만 이 또한 취업준비생의 채용시장을 얼어붙게 만들고 있는 것. 시간제일자리 근로자 채용에 대한 부담에 은행에서 신입행원 채용을 하지 않거나 채용규모를 줄이고 있기 탓이다.
기업은행은 지난해 경력단절 여성 109명을 뽑아 창구텔러와 사무지원, 전화상담원 분야에 각각 투입한데 이어 올해에도 100명을 채용한다는 계획으로 채용이 진행 중이다.
신한은행도 당초 계획보다 20명을 늘린 220명의 경력단절 여성을 시간제 RS(리테일서비스) 직군으로 채용했으며, 우리은행도 영업점 창구 텔러업무를 담당하는 시간제 일자리 근로자 200명을 채용한다.
은행이 채용규모를 점차 줄이면서 취업의 문이 좁아진데다 경력단절 여성 등 특정 대상에 대한 채용을 이어가자 대졸 취업 준비생들의 경쟁도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한 취업준비생은 "일자리 정책으로 경단녀 채용을 하는 것은 좋지만 그로 인해 신입직원 채용규모가 줄어든다면 일자리 창출 효과가 없지 않냐"며 "취업준비생에 대한 역차별이 될 수 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하지만 예대마진 축소와 기업 부실 등에 따른 수익성 악화가 이어지면서 은행들은 섣불리 채용을 확대하기 어렵다는 입장으로 당분간 은행권 취업시장의 한파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다른 시중은행 관계자는 "신규 인력수요가 많지 않아 채용규모를 늘리기에는 무리가 있다"며 "상황을 지켜본 후 채용이나 규모를 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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