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적' 포스터 (사진제공=CJ엔터테인먼트)
[뉴스토마토 함상범기자] 배우 류승룡의 첫 액션 영화인 '표적'은 폭우 속에 도망치는 백여훈(류승룡 분)을 통해 첫 장면부터 긴장감을 높인다. '동창생'의 최승현이나 '용의자'의 공유처럼 화려하고 스타일리시하진 않지만 묵직하고 거친 액션이 스크린에 펼쳐진다. 1000만배우 류승룡은 묵직한 액션으로 러닝타임 내내 관객을 압도한다.
이 영화는 류승룡을 비롯해 이진욱과 조여정, 진구, 김성령, 조은지, 유준상 등 초호화 캐스팅으로 화제를 모았다. 다소 집중력을 흔들 수 있다는 멀티캐스팅의 단점을 산만하지 않은 전개로 유려하게 풀어낸다.
프랑스 영화 '포인트 블랭크'를 원작으로 했지만, 한국적인 정서로 변화시켰다.
아내(조여정 분)를 납치당한 의사 태준(이진욱 분)과 정체가 모호한 특수부대 출신 여훈, 그의 동생이 틱장애를 앓고 있는 성훈(진구 분), 이들을 수사하는 강력반 형사 영주(김성령 분)와 수진(조인지 분), 미스터리한 느낌의 광역수사대 반장 기철(유준상 분) 등 다양하게 얽히고 설킨 인물 관계를 깔끔하게 다룬다.
◇류승룡 (사진제공=CJ엔터테인먼트)
특히 중반부 갑작스러운 반전으로 새 국면을 맞이하는 대목에서 몰입도와 긴장감은 한층 더 상승한다. 손에 땀을 쥐게하는 쫓고 쫓기는 추격전은 박진감이 넘친다.
아쉬운 점은 스토리에 개연성이 부족하다는 점이다. 악행을 저지르는 이유가 단지 돈 때문이라고 하는 점은 딱히 이해가 되지 않는다. 그럴 수밖에 없는 사연을 넣었다면 입체적인 캐릭터와 뚜렷한 메시지가 보였을 것 같아 아쉬움이 남는다.
화려하고 묵직한 액션에 빠른 전개로 긴장감을 높이지만, 영화를 보고 나면 무엇을 말하고자 했는지는 딱히 전해지지 않는다. 권력의 허무함을 표현했다고 하기에는 허전함이 크다. 그래서인지 때때로 겉멋만 화려하다는 느낌을 주기도 한다.
그래도 '표적'은 킬링타임 영화로는 적절하다. 스토리의 구멍을 배우들의 열연이 메우기 때문이다. 배우 평균 나이 42.7세라는 무게감이 스크린에 그대로 비춰진다.
◇진구-이진욱-유준상-조은지-김성령 (왼쪽위부터 시계방향) (사진제공=CJ엔터테인먼트)
강렬한 액션을 펼치는 류승룡은 온 몸으로 카리스마를 발산한다. 마치 '테이큰'에서 리암 니슨이 보이는 퍼포먼스를 연상시킨다. 무거운 보이스와 표정은 왜 그가 1000만 배우인지 설명한다. 영화에 중심을 잡고 극을 이끈다.
선량한 레지던트 의사 태준 역의 이진욱 역시 류승룡 앞에서 기죽지 않고 자신만의 연기를 펼친다. 사랑하는 아내를 구하고자 하는 마음이 묻어난다. 기존 이진욱의 이미지가 한층 업그레이드 됐다는 평이다.
김성령과 조은지는 실감나는 형사의 모습을 드러낸다. 두 사람이 함께 담배를 피우는 장면이 나오는데, 여형사의 현실을 보는 듯해 더욱 인상이 깊다.
진구의 틱장애 연기는 이 영화의 또 다른 관전포인트다. 표정과 행동 하나하나를 만들어 내기 위해 진구가 투자했을 시간이 상당했을 것으로 보인다. 연기파 배우라는 칭호가 아깝지 않다.
미스터리한 이미지로 스크린에 등장한 기철 역의 유준상은 살인사건에 깊게 다가갈수록 예상치 못한 연기로 반전을 선사한다. 얼굴 표정, 서늘한 미소까지 유준상은 입체적인 캐릭터를 만들어낸다. 취재진 사이에서는 이 영화의 가장 큰 수혜자라는 말이 나오고 있다.
배우들의 표정과 감정이 다소 과한 점은 흠이라고 할 수 있지만, 사건에서 다양하게 뻗어나가는 인물들의 내면을 쫓아가다보면 시간가는 줄 모르고 몰입하게 된다. 무더워지는 시기에 기분전환하기 적합한 영화다.
30일 개봉. 상영시간 9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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