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화재가 3일 충남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 현대캐피탈과의 챔피언 결정전 4차전에서 3-1로 승리하면서 NH농협 2013-2014 V-리그 통합우승을 차지했다. 경기를 마친 뒤 삼성화재 선수들이 통합우승을 자축하고 있다. ⓒNews1
[뉴스토마토 이준혁기자] '배구명가' 대전 삼성화재 블루팡스가 라이벌 천안 현대캐피탈을 껶고 국내 프로스포츠 처음으로 챔피언결정전 7연패(통산 8번째 우승)와 함께 3시즌 연속 통합 우승(정규리그+챔피언결정전 우승)의 위업을 이뤘다. 챔피언결정전 MVP는 삼성화재 레오에게 돌아갔다.
삼성화재는 3일 저녁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 'NH농협 2013-2014시즌 프로배구 V리그' 남자부 챔피언결정전 4차전 원정 경기에서 현대캐피탈을 세트스코어 3-0(25-18, 25-22, 25-22)으로 완파했다.
삼성화재는 1차전을 패배했지만 뒤이은 2~4차전을 내리 따내며 시리즈 전적 3승1패로 한국 프로스포츠 사상 처음으로 '챔피언결정전 7연패'의 위대한 금자탑을 쌓았다.
반면 4시즌 만에 챔피언결정전에 올라 우승컵에 도전했던 현대캐피탈은 이번에도 삼성화재 장벽을 넘지 못했다. 불안한 서브와 리시브, 주공격수 아가메즈의 발목부상이 아쉬웠다.
◇초조한 현대캐피탈, 여유로운 삼성화재
1승 후 2패한 현대캐피탈의 조바심은 1세트부터 드러났다. 14-14로 맞선 상황에서 외국인 공격수인 아가메즈가 삼성화재 공격수 박철우와 심한 말다툼을 했다.
심판진과 동료의 만류로 싸움이 중단되긴 했지만 이후 아가메즈는 급격히 흔들렸다. 공격 기회를 잇따라 놓치고, 범실도 나왔다. 레오의 고공 폭격과 함께 이선규의 블로킹이 이어졌고 결국 1세트는 25-18로 삼성화재가 어렵지 않게 따냈다.
삼성화재는 2세트에도 승리했다. 14-14로 세트 중반까진 맞섰지만, 세트 후반에는 다시 달아나기 시작했다. 삼성화재는 현대캐피탈의 리시브 라인을 무너뜨리며 세트를 다시 가져갔다.
패배 위기에 직면한 현대캐피탈은 초강수로 3세트를 진행했다. 아가메즈를 빼고 송준호를 넣은 것이다.
현대캐피탈은 3세트 초반 희망을 봤다. 속공과 후위 공격에 시간차 공격까지 연신 성공하며 15-12로 리드했다. 문성민이 중심에 선 가운데 박주형과 송준호, 윤봉우, 최민호 등이 고루 득점에 가담했다.
그렇지만 삼성화재의 반격은 매서웠다. 세트 후반 레오의 백어택, 류윤식의 오픈득점, 송준호의 시간차 라인오버 등이 이어지며 역전에 성공했고 끝내 이선규의 속공과 박철우의 블로킹으로 3세트도 가져갔다.
◇3일 충남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 NH농협 2013-2014 V-리그 삼성화재와 현대캐피탈의 챔피언 결정전 4차전에서 삼성화재 레오가 강스파이크 공격을 하고 있다. ⓒNews1
◇'베테랑 빠져도 난공불락' 삼성화재..'선수 보강도 무위' 현대캐피탈
삼성화재는 올시즌 전 베테랑 2명이 빠지며 큰 위기를 겪게 됐다. 레오의 공격력은 변함 없었지만 수비가 불안했다. 리베로 여오현이 자유계약선수(FA)로 라이벌인 현대캐피탈의 유니폼을 입었고 석진욱은 은퇴한 후 신생팀 러시앤캐시 코치로 옮겼기 때문이다. 고희진만 자리를 유지했다.
시즌 개막 전 열린 이번 시즌 미디어데이에서 신치용 삼성화재 감독은 "이번 시즌 구도는 '1강 2중 4약'인데, 우리는 '4약' 중 하나"라고 말했다.
반면 현대캐피탈은 한때 '세계 3대 라이트 공격수'로 불리던 아가메즈를 전격 영입하면서 상당한 화제를 모았고, 여오현도 삼성화재에서 데려왔다.
전문가들이 현대캐피탈을 우승 후보로 예상한 데는 이유가 있었다.
하지만 삼성화재는 득점(1084점)과 공격성공률(58.57%) 선두인 레오가 건재한 가운데 신치용 과감한 선수교체를 단행했다. FA(자유계약선수) 리베로 이강주를 데려왔고, 세터 강민웅과 센터 전진용을 대한항공에 내주고 황동일과 류윤식을 데려왔다.
◇삼성화재가 3일 충남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 현대캐피탈과의 챔피언 결정전 4차전에서 3-1로 승리하면서 NH농협 2013-2014 V-리그 통합우승을 차지했다. 경기를 마친 뒤 시상식에서 MVP로 선정된 레오가 환한 미소를 보이고 있다. ⓒNews1
◇레오, 승리의 1등공신
레오는 챔피언 결정전에서 자신의 역할을 다했다. 1차전 25득점을 시작으로 2차전 47득점, 3차전 32득점 등 삼성화재 공격을 책임진 레오는 이날도 30득점에 성공하며 팀에 공격을 주도했다.
3세트 24-22 상황에서 박철우의 블로킹이 현대캐피탈 코트로 떨어지자 삼성화재 선수들은 펄쩍펄쩍 뛰며 우승의 기쁨을 마음껏 누렸다. '일등공신' 레오는 눈시울을 붉히면서 수많은 팬들에게 감동을 안겼다.
레오는 챔피언 결정전 MVP 기자단 투표에서도 총 28표 중 26표를 받으면서 MVP에 등극했다.
반면 현대캐피탈은 범실에서 22-15로 무너졌다. 문성민이 19득점과 70.83%로 고군분투 맹활약을 펼쳤지만 블로킹도 5-11로 뒤졌다. 경기 초반인 1세트부터 외국인 선수 아가메즈가 무너진 것은 주요 패인이 됐다.
그래도 김호철 현대캐피탈 감독은 노련했다. 3세트 주포 아가메즈를 빼는 대신 송준호를 투입하며 경기 반전의 승부수를 띄웠다. 현대캐피탈은 단숨에 11-8로 앞섰고, 삼성화재는 혼란에 빠졌다.
하지만 경기는 선수가 하는 것이다. 삼성화재는 고희진의 블로킹의 레오의 공격이 이어지며 다시 앞서나갔다. 레오의 백어택과 오픈공격이 연이어 성공했고 현대캐피탈은 이번 시즌도 무릎을 꿇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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