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수현기자] 오는 6.4 지방선거에서 인천시장에 도전장을 냈던 이학재 의원이 유정복 전 안전행정부 장관 지지를 선언하고 불출마를 결정하면서 경선룰을 놓고 새누리당 내부 진통이 수면 위로 떠오른 양상이다.
이 의원은 9일 유 전 장관과 기자회견을 열어 불출마 의사와 함께 유 전 장관을 지지하겠다고 밝혔다. 자신의 꿈을 유 전 장관을 통해서 이루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유 전 장관과 저는 형제 같은 관계", "가치가 아닌 자리를 놓고 다툴 수는 없는 사이"라는 이 의원의 강조에도, 이 의원의 불출마는 사실상 '유정복 인천시장 후보 만들기'의 일환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김포가 정치적 고향인 유 전 장관이 박심(朴心·박근혜 대통령의 의중)의 낙점을 받아 인천시장에 나오는 것이라는 얘기가 끊이지 않는 것도 이를 뒷받침한다.
박 대통령이 인천시장에 출마하는 유 전 장관에게 선거 개입 시비를 감수하고 덕담을 건넨 것도 노골적인 유정복 인천시장 만들기라는 것이 정치권의 지배적 시각이다.
상황이 이렇게 전개되자 다시 한번 인천시장을 노리는 안상수 전 시장은 이학재·유정복 연대를 "자살골이 될 것"이라 비판하는 등 강력히 반발했다.
안 전 시장(사진)은 아예 "본인(이학재)의 의지와는 다르게 어떤 압력이나 보이지 않는 조정이 있었던 게 아닌가 하는 의구심마저 든다"며 이 의원의 불출마와 유 전 장관 지지가 '짜고 치는 고스톱'일 것이라 의심했다.
(사진=박수현 기자)
특히 안 전 시장은 인천시장 선거 본선에 나설 후보를 정하는 공천 과정에서 '여론조사 100%'와 같은 유 전 장관에게 유리한 룰 변경이 이뤄질까 잔뜩 신경쓰는 눈치다.
현재 새누리당 당헌·당규는 광역단체장을 ▲대의원 20% ▲당원 30% ▲국민선거인단 30% ▲여론조사 20% 경선룰로 공천하게 되어 있는데, 당내 일부에선 인천과 제주 등 일부 지역에서 100% 여론조사 경선을 실시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안 전 시장은 조직력에서 앞서고, 유 전 장관은 여론조사 비중이 높을수록 유리한 형편이라 공천을 앞두고 '룰의 전쟁'이 사실상 인천에서부터 발발한 형국이다.
논란이 증폭되는 가운데 홍문종 사무총장은 10일 "이번 지방선거에서 전략공천이니 100% 여론조사 공천은 없다는 것이 저희 공천관리위원회의 기본 방침"이라며 진화에 나섰다.
홍 사무총장은 그러나 "매일 새벽 회의를 하고 있지만 속도를 못내고 있다. 경선룰 선정 과정에 조심을 다하고 있다"고 토로하는 등 새누리당의 내홍이 쉽게 진정되기는 어려워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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