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병호기자] 정부가 부채감축과 방만경영 해소 등 경영을 정상화하겠다고 밝힌 공공기관 중점관리대상 상당수가 낙하산 임원진에 의해서 경영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7일 현오석 경제부총리는 정부서울청사에서 '제4차 공공기관운영위원회'를 열고 "38개 중점관리대상 기관이 불합리한 교육비와 의료비, 고용승계 등 상식으로는 이해할 수 없었던 많은 것들을 개선하겠다고 약속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번 발표에서는 공공기관 정상화대책의 핵심이라 할 낙하산 근절문제는 언급되지 않았다. 실제로 공공기관 경영정보 공개시스템(알리오)를 통해 확인한 결과 박근혜 대통령의 낙하산 근절 약속은 이미 정부 출범 때부터 공언(空言)에 그친지 오래다.
◇박근혜 대통령ⓒNews1
한국거래소, 코스콤 등 방만경영 중점관리대상 20곳과
한국전력(015760), 예금보험공사 등 부채 중점관리대상 18곳의 기관장과 감사 대부분은 낙하산 인사였다. 특히 이 중 상당수는 공공기관 정상화를 외치고 있는 박근혜 대통령의 정치적 보은인사였다.
정부가 부채 중점관리대상으로 정한 한국도로공사 사장에는 친박계 김학송 전 새누리당 의원이 임명됐고, 한국
지역난방공사(071320)도 김성회 전 새누리당 의원이 사장으로 내려앉았다.
한국마사회는 한나라당 경제활성화대책특별위원회 위원장을 지낸 현명관씨가 사장이며, 한국거래소는 지난 대선 당시 박근혜 후보캠프에서 자문교수단으로 활동한 최경수 전 현대증권 사장은 이사장에 임명했다.
역시 박근혜 후보캠프에서 직능총괄본부 특별직능단장을 맡았던 안홍철씨는 한국투자공사 사장으로 갔고, 문제풍 전 새누리당 서산·태안 선거대책위원장은 예금보험공사 감사가 됐다. 황천모 전 새누리당 수석 부대변인은 대한석탄공사 감사로 선임됐다.
안홍렬 한국전력공사 감사도 지난 대선 때 박근혜 후보캠프 서울 선대본부장을 지냈고, 최계운 한국수자원공사 사장은 한나라당 운하정책환경 자문교수단을 거쳤다. 최연혜 한국철도공사 사장 역시 지난 총선 때 대전시 서구을 새누리당 후보로 출마한 일이 있다.
대통령이 직접 임명하지 않고 정부 부처별 수장이나 기관장이 임명한 경우, 주주총회를 거쳐 임명되는 경우까지 포함하면 낙하산 수는 훨씬 늘어난다.
코스콤은 이명박 정부에서 청와대 행정관을 지낸 김상욱씨가 감사며, 한국가스기술공사는 박성태 한나라당 전북도당 사무처장이 상임이사, 대한주택보증은 박선규 전 문화체육관광부 차관이 비상임이사, 부산항만공사는 이군현 새누리당 의원의 보좌관 출신인 박충식씨가 상임이사다.
과다부채 문제로 골치를 앓고 있는 산업통상자원부 산하 공공기관은 더 심각하다. 부채와 방만경영 중점관리대상 공공기관으로 지목된 8곳에 걸쳐 올해만 12명이 낙하산으로 갔다.
◇2014년 1월 이후 산업통상자원부 산하 공공기관의 낙하산 인사 현황(자료=공공기관 경영정보 공개시스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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