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뉴스토마토 양지윤기자] 올해 PV 엑스포에 참가한 국내 기업들의 전략은 '눈높이 맞추기'로 압축된다. 고효율·고출력 태양광 모듈을 선호하는 일본 시장의 기호를 반영해 저마다의 기술로 현지 특화제품을 선보였다.
한화큐셀은 주택용 태양광발전 설치시 모듈 개수를 늘리지 않고도 출력을 무려 33%나 향상시킬 수 있는 신제품을 전시했다. LS산전은 일본이 해양성 기후인 점에 착안해 염분에 의한 출력 감소를 최소화한 모듈을 내놨다. LG전자는 반사되는 햇빛을 최대한 줄인 고효율 모듈로 승부수를 띄웠다.
자국 브랜드에 대한 자부심과 선호도가 높은 일본의 특수성을 반영해 철저한 현지화 전략으로 시장 공략에 나선 것.
지난 26일 PV 엑스포 개최 첫 날. 한화큐셀 전시장은 관람객들이 끊임없이 밀려들면서 국내 업체들 가운데 가장 바쁜 하루를 보냈다. 한화큐셀은 이날 일본 시장의 수요를 고려한 제품을 대거 선보였다. 대형주택과 저압 산업용(50킬로와트 이하) 시장을 겨냥한 '큐플러스' 시리즈는 다결정 모듈이지만, 단결정에 버금가는 효율을 낸다.
'큐피크 시리즈'는 아예 주택용 시장에 눈높이를 맞췄다. 주택 소유자들이 자가 태양광발전 설치시 출력이 높은 단결정 모듈을 선호한다는 점에 착안해 라인업을 구성한 것. 가령 큐피크 시리즈를 8*5m 크기의 지붕에 설치할 경우 쓰이는 모듈의 수는 동일하지만, 출력은 무려 33%나 개선된다.
이밖에 1메가와트(MW)이상 되는 대규모 태양광 발전소(메가 솔라)용 모듈인 '큐프로'도 함께 선보이는 등 다양한 수요에 맞춘 제품들로 현지시장 공략에 나섰다.
◇PV엑스포 2014에 참가한 LS산전의 부스(사진=양지윤 기자)
LS산전은 염분에 강한 해수용 모듈 신제품을 선보이며 기술력을 뽐냈다. 해수용 모듈은 염분으로 인해 모듈의 부식이 빠르게 진행되는 기존 태양광 제품의 약점을 개선하고, 출력 손실을 최소화한 제품. 해양성 기후인 일본이나 바닷가 인근 지역에 적합한 모듈로, LS산전은 오는 7월 출시한다는 계획이다.
내년에 출시 예정인 가정용 인버터도 미리 공개했다. 내년부터 일본에서 새롭게 도입되는 인버터 규격에 맞춰 미리 관련 제품을 내놓고 선제적 공세에 나섰다. 구자균 LS산전 부회장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전시장을 찾으며 태양광 사업에 대한 높은 관심을 드러냈다. 구 부회장은 이날 전시회장을 둘러보며 경쟁사들의 기술력을 관심 있게 지켜봤다.
경쟁사 대비 일본 진출이 비교적 늦은 LG전자 역시 시장 확대에 대한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LG전자는 유동인구가 가장 많은 출입구 바로 옆에 전시 부스를 마련해 국내 업체 가운데 가장 목이 좋은 자리를 꿰찼다. 지난해 전시회 안쪽에 위치해 관람객이 뜸했던 것과는 대비된다.
올해 전시회에서는 '이중전지구조' 기술을 적용해 출력을 높인 모듈을 전시했다. 이 제품은 기존 모듈과 달리 반사되는 빛을 최대한 끌어모아 효율을 높인 것이 특징이다. LG전자는 오는 4월 양산을 통해 일본 시장 공략을 가속화한다는 방침이다. LG전자는 올해 일본 시장에서 출하되는 모듈 규모가 지난해(180MW)보다 10% 늘어난 200MW에 달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부터 일본 정부가 발전차액지원제도(FIT)를 하향 조정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기존 FIT를 적용받는 신규 사업이 많아 2016년까지 태양광 발전의 설치 수요가 꾸준히 증가할 것으로 기대된다"며 "이 같은 분위기에 맞춰 시장 선점을 위한 업체들의 기술 경쟁도 한층 치열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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