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희주기자] 이번주 유로존에서는 향후 중앙은행의 정책 방향을 가늠해 볼 수 있는 주요 경제지표가 발표된다.
최근 유로존의 경제지표가 엇갈린 흐름을 보이면서 경제 둔화 신호를 나타내는 가운데 이번주 발표되는 유로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과 영국의 인플레이션 보고서가 시장의 분위기를 뒤엎을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이고 있다.
지난달 발표된 1월 유로존 인플레이션은 다시 0.7%로 내려앉아 디플레이션 우려를 불러일으켰고, 제조업 부문에서는 개선세가 나타나기도 했지만 유로존의 두 강대국 독일과 프랑스 사이의 불균형은 점점 확대되고 있다.
9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14일 발표를 앞두고 있는 유로존의 4분기(10~12월) GDP 성장률은 전분기대비 0.2%, 전년대비로는 0.4% 상승할 것으로 예상됐다.
특히 독일의 경우 분기대비로는 0.3% 상승 전망에 그쳤지만, 전년대비로는 1.3% 상승을 목표로 하고 있어 상대적으로 강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됐다.
노튼 트러스트는 "유로존의 경제 전망이 이제 막 위기에서 벗어난 그리스처럼 천천히 개선되고 있다"며 "하지만 개별 회원국의 성과를 보면 유럽의 펀더멘탈은 여전히 취약하다"고 말했다.
◇유로존 분기별 GDP 성장률 변동 추이(자료=트레이딩이코노믹스)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 역시 이번 4분기 GDP 지표에 주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CB는 지난주 통화정책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사상 최저치인 0.25%에서 동결했지만, 인플레이션이 추가 둔화되거나 성장 속도가 떨어질 경우 추가 행동을 취할 수 있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이 예상하는 추가 조치는 기준금리 추가 인하를 비롯해 마이너스 예금금리, 채권 불태화 중단, 양적완화 등이다.
채권 불태화(不兌化·sterilization)는 채권 매입 시 통화량이 갑자기 늘어나는 것을 막기 위해 같은 양의 유동성자금을 흡수하는 것을 말한다. 이를 중단하게 되면 시중 통화량이 늘게 된다.
하지만 이는 유로존 자금시장의 긴장감은 덜어줄 지 몰라도 중앙은행이 원하는 인플레이션 확대 효과는 얻기 어려울 것으로 평가됐다.
그리고 ECB가 마지막 히든 카드로 남겨놓고 있는 양적완화 조치는 일본처럼 인플레이션을 올릴 수 있는 몇 안 되는 방법 중 하나다.
유로존 국가들의 4분기 GDP와 더불어 상당한 관심을 모으고 있는 지표는 오는 12일(현지시간) 발표되는 영국의 분기별 인플레이션 보고서다.
GDP에 앞서 발표되기 때문에 시장의 이목이 마크 카니 영란은행(BOE) 총재의 입에 집중되고 있으며, 마크 카니 총재는 이번주 기준금리가 당장 오르지 않을 것이라고 시장을 설득하는 데 열의를 다할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오는 14일(현지시간)에는 이탈리아에 대한 신용평가사 무디스의 새로운 평가가 나올 예정이다. 현재 무디스는 이탈리아에 정크등급보다 2단계 위인 'Baa2' 등급을 부여하고 있으며, 등급 전망은 '부정적'으로 제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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