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수현기자] 심상정 정의당 원내대표는 김한길 민주당 대표의 '특권 내려놓기' 행보에 대해 "기존에 나왔던 요구들을 짜깁기해서 혁신안으로 제안한 것은 남사스러운 점이 있다"라고 낮은 점수를 매겼다.
심 원내대표(사진)는 4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참석해 김 대표의 혁신안은 "국회의원 특권과 관련해 그동안 많은 국민들의 곱지 않은 시선과 지적이 있었던 걸 감안하면 대체로 필요한 내용들"이라면서도 이같이 말했다.
(사진=박수현 기자)
심 원내대표는 "선거 때 남발되어온 공약이 이행되지 않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국회의원 국민소환제의 경우에도 17대 국회 때부터 진보세력과 시민사회가 꾸준히 제기해온 사항"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지금 정치 불신이 하늘을 찌르고 민주당에 대한 국민의 신뢰가 극도로 이완되어 있는 상황에서 제1야당 민주당에 대한 국민들의 기대는 포퓰리즘적 경쟁을 벌이라는 것이 아니다"라고 단언했다.
그러면서 "지난 수십년 동안 우리 정치의 동맥경화를 불러온 가장 큰 요인은 바로 거대 양당의 독점체제와 이로 인한 공고한 기득권 문제"라면서 "국민들이 듣고자 하는 것은 낡은 양당질서가 형성해온 수십년간의 정치체제에 대한 대전환을 위한 방향과 의지를 피력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특히 "기초선거 정당공천제 폐지가 논란"이라며 "사실 바른 말을 하자면 정당정치 발전을 위한 정당공천제 유지가 민주당을 비롯한 시민사회의 일관된 입장이었다. 지금에 와서 민주당이 정당공천제 폐지를 주장하는 것은 안철수 의원에 편승한 포퓰리즘적 일탈"이라고 비판했다.
아울러 "무엇보다도 민주당이 정당정치에 대한 확고한 의지가 있는가와 관련한 분명한 입장제시가 있어야 한다"라면서 "국민이 원하는 것은 잎만 성성하고 뿌리 없이 흔들리는 민주당이 아니라, 시대정신의 복판에 서서 정당정치의 뿌리를 더욱 깊게 내리는 비전과 의지를 보이는 민주당"이라고 강조했다.
심 원내대표는 또 "새누리당과 민주당이 양분해온 독점체제는 지역독점, 국회독점, 그리고 이로 인한 정치독점" 등 세 개의 독점현상이 우리 정치의 근본적 문제라고 진단했다.
그는 "공정한 경쟁을 불가능하게 만드는 영호남 각각에서의 '지역독점'을 타파하기 위해서는 지방선거 및 국회의원선거에서의 중대선거구제 전환이 필수"라고 봤다.
또한 "거대양당에 의해서 모든 국회 의사일정이 좌지우지되는 '국회독점' 폐해를 막기 위해서는 제왕적 교섭단체의 폐지가 시급히 논의돼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그리고 "광역자치단체장 및 대통령선거 등 국민의 관심이 집중되는 큰 선거에서 결국 거대양당의 두 후보만이 마지막까지 주목을 받는 '정치독점'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결선투표제 도입이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라고 촉구했다.
끝으로 심 원내대표는 "민주당이 국회의원 특권 혁신안에 이어 조만간 정체제도 혁신안과 정당 혁신안을 순차적으로 추가 발표할 예정이라 하니, 제가 강조해온 거대양당의 3대 독점 문제를 타파할 수 있는 진정성과 실효성을 갖춘 방안이 조속히 제시되기를 기대한다"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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