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진양기자] 잉락 친나왓 태국 총리의 퇴진을 요구하며 시작됐던 반정부 시위가 장기화되며 태국 경제에도 먹구름이 드리우고 있다.
태국 증시는 하락세를 면치 못 하고 있고 바트화 가치도 4년만에 최저 수준까지 내리는 등 금융 시장은 혼돈에 휩싸여있다.
24일(현지시간) 태국 SET 지수는 현지시간 오후 4시09분 현재 전날보다 4.15포인트(0.33%) 오른 1312.17로 거래되고 있다. 최근 몇 일간 반등을 이뤄내기는 했지만 반정부 시위가 시작됐던 작년 10월 말과 비교하면 10% 가량 하락한 것.
달러·바트 환율은 정국 불안에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 Fed)의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 이슈까지 겹치며 33바트를 전후해 움직이고 있다.
◇태국 증시와 환율 변동 추이(자료=investing.com)
설상가상으로 태국 경제의 완충제 역할을 했던 관광업 마저 부진에 빠질 기미가 보이고 있다. 치안 불안에 태국을 찾는 발길이 점차 줄어들고 있는 것이다.
작년 말을 기준으로 태국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은 2674만명으로 사상 최대 수준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20%나 급증한 수치다.
그러나 주로 도심 외곽지역에서 시위를 펼치던 반정부 시위대가 방콕 시내로까지 진입하며 '방콕 셧다운'에 나서자 관광객들의 불안감은 고조되고 있다. 지난 22일 태국 정부가 60일 비상사태를 선포한 점은 상황을 더욱 악화시킬 조짐을 보인다.
중국 최대 명절인 춘절을 맞아 중국인 특수를 기대했지만 방콕 시내 호텔은 밀려드는 예약은 커녕 그나마 있던 예약도 취소하고 있는 실정이다. 또 싱가폴항공, 홍콩국제항공 등 일부 항공사들은 방콕으로 취항하는 노선을 줄이고 있다.
그렇다면 다음달 초 실시되는 조기 총선이 돌파구가 될까. 전문가들은 여기에도 고개를 내젓는다.
선거가 코 앞으로 다가왔지만 제1야당인 민주당과 반정부 시위를 주도하고 있는 국민민주개혁위원회(PERC)가 정치 개혁 없는 총선에 동의할 수 없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고 후보자가 없는 선거구가 많아 선거 실시 여부도 불투명하기 때문이다.
선거가 실시되더라도 국회 소집 요건을 만족할 수 있을 지 장담할 수 없으며 지금의 여당이 재집권 할 경우 결국은 같은 상황이 반복될 것이란 의견이 다수다.
이 같은 상황에 태국 경제 전망은 여전히 안갯 속에 있다.
주요 외신들은 지난해 태국 경제가 3% 성장에 그쳤을 것으로 예측했다. 전년도 자동차와 주택을 중심으로 한 대규모 내수부양책을 발판으로 6.4%의 성장을 이룩해 역기저효과가 작용했을 것이란 분석이다.
태국 정부는 성장 촉진을 위해 고속철도 건설 등 2조바트 규모의 대규모 인프라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지만 정국이 안정되지 못한 다면 모든 계획은 수포로 돌아갈 공산이 크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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