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일수 두산 감독. (사진제공=두산베어스)
[뉴스토마토 이준혁기자] 지난해 정규시즌 4위로 마쳤지만 이후로 포스트시즌 당시 한국시리즈 7차전까지 진행하는 투혼을 선보였던 두산 베어스가 올해를 시작하는 행사를 성대히 열었다.
두산은 9일 잠실구장 내 식당에서 2014년도 시무식을 열고 새로운 시즌을 향한 각오를 다졌다. 이 자리에는 김승영 사장과 김태룡 단장 등 구단 프런트들과 송일수 감독 등 선수단 전원이 참석했다.
김승영 두산 사장은 "지난해는 희망과 실망을 동시에 느꼈다. 포스트시즌 여러분이 보여준 헌신과 열정, 정신력 등은 결코 잊지 못할 감동이었다"고 선수단을 독려하며 시무식을 시작했다.
이어 "지난해 정상까지 단 한 발자국을 남기고 눈물을 흘렸다. 때문에 정다운 인물을 많이 떠나 보냈다"면서 "많은 사람들이 우리를 걱정스런 시선으로 지켜본다. 팀의 위기라는 걱정을 버리고 오히려 자신에게 좋은 기회가 주어졌다고 생각하고 연습해달라. 우리는 위기를 기회로 만드는 '힘이 있는 구단'"이라고 강조했다. 새로운 도약과 발전을 위하여 열심히 뛰는 한해가 됐으면 좋겠다는 바람도 덧붙였다.
올해 두산을 이끌 송일수 감독은 다소 딱딱해진 분위기를 풀기 위해서 "여러분 안녕하십니까"라고 큰 소리로 인사말을 시작 뒤 "우리 목표는 말 안해도 알 것이라 본다"면서 "전력을 다하는 플레이를 보여줬으면 한다. 또한 끝날 때까지 끝난게 아니다. 경기가 끝날 때까지, 포기하는 모습을 보이지 말아달라."고 당부했다.
더불어 송 감독은 "순위보다는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최선을 다해 시즌 끝나고 맛있는 술 한잔 하자"고 재치있는 소감을 전했다. 우리 나이로 올해 65세의 노감독이지만 강력한 카리스마보다 친근한 모습을 추구하는 평소 스타일이 그대로 이어졌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주장에 오른 홍성흔은 이날 평소와 달리 위기를 거론하며 화합을 외쳤다. 그는 "선수들이 많이 빠져나가 어려움이 있는 것처럼 보이나 똘똘 뭉치면 다시 기적을 만들 수 있다"며 "나는 적소대성(積小大成)이란 말을 좋아한다. 작은 것이 쌓여 큰 것을 만드는 것처럼 작년 못다한 꿈을 이루자"고 말했다.
한편 송 감독은 시무식 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매우 치열한 생존 경쟁이 펼쳐질 것임을 예고했다. 송 감독은 "우리 팀에는 기량이 비슷한 선수가 많아 어떤 라인업이 베스트일지 고민이 많다. 현재는 김현수만 주전이라고 생각한다. 나머지 선수들은 경쟁하며 살아남아야 한다"며 "'두산은 선수층이 두껍다'라고 사람들이 얘기하는데 선수들이 한 단계 업그레이드 되도록 계속 경쟁시킬 것"이라고 덧붙였다.
송 감독은 예상 순위를 묻는 질문에 "몇 위가 될 지는 모르겠다. 다만 누구나 위에 있고 싶지 3위나 4위가 되고 싶은 마음은 없다"고, 2014년도 두산을 한 마디로 표현해달라는 제안에 "즐겁게 이기자"고 짧지만 힘있게 말했다.
두산은 이달 중순부터 해외 전지훈련 일정을 시작한다. 투수조와 포수, 외국인 선수 3명은 15일부터 미국 애리조나에, 나머지 야수들은 17일부터 일본 미야자키에 캠프를 차리고 훈련을 실시한다. 다음달 5일부터는 선수단 모두 일본에 모여 막바지 담금질에 전념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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