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혜실기자] 지난해 주식과 채권 시장이 부진하면서 새로운 투자상품으로 특별자산펀드가 떠오르고 있다. 자산운용사들은 기존 부동산, 토지를 넘어서 선박, 항공기, 유전, 사회간접자본, 물 등에 투자하는 특별자산펀드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특별자산펀드 자산은 크게 증가했다. 금융투자협회 통계에 따르면 특별자산펀드 순자산은 지난 2012년 말 기준 21조원선에서 지난해 말 26조원대로 1년만에 5조원 가량 급증했다.
지난 2012년부터 특별자산펀드로 꾸준히 자금이 유입됐다. 코스피지수가 최근 박스권에 묶여 주식형 펀드의 매력도가 감퇴하면서 대체투자 수단으로 부각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자산운용업계도 투자 매력도가 높은 특별자산펀드를 출시해 투자자들의 자금을 끌어모으기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셰일가스 등 신재생에너지 펀드 '주목'
오는 8일 한화자산운용은 셰일가스 등 에너지관련 인프라시설에 투자하는 '한화 에너지인프라 MLP 특별자산' 펀드를 출시키로 했다.
미국 셰일가스 마스터 합자회사(MLP)에 투자하는 펀드로, 뉴욕증권거래소 또는 나스닥에 상장된 셰일가스 인프라 기업에 주로 투자할 방침이다.
기존 NH-CA자산운용이 MLP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ETF에 투자하는 펀드를 가지고 있었지만, 직접 투자하는 공모 펀드는 처음이다.
미래에셋자산운용 역시 태양광, 바이오매스, 에너지 발전시설 등 신재생에너지에 투자하는 일반사모펀드를 운용하고 있다.
삼성자산운용이 운용하는 물펀드는 수자원 개발, 상수도, 수력발전, 인프라 등 물공급 기반 시설 확충과 오염수 처리, 유량 측정 등 관련 기술 개발에 투자한다.
한국투신자산운용은 미국 텍사스에 있는 육상 유전에 투자하는 펀드가 있다. 현재 생산이 지속되고 있는 육상유전으로 안정적 현금 배당을 추구하는 상품이다.
◇선박·항공·지하철·다리 등 투자처 다양화
에너지 뿐 아니라 선박, 항공, 지하철, 사회간접자본 등 펀드 투자처는 점차 다양화되고 있다.
KB자산운용은 인프라팀을 별도로 만들어 다리, 하수관, 시설 등 사회간접자본에 투자하는 펀드에 집중하고 있다. 해당팀이 운용하는 인프라 관련 펀드 규모만 5조원에 달한다.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은 지난 11월 '서울시 지하철 9호선 특별자산 투자신탁'을 내놓기도 했다. 지하철 9호선 사업수입과 서울시가 지급하는 보전금을 재원으로 원리금 회수하는 펀드다.
선박, 항공기를 구매해 빌려주고 임대료로 수익을 배분하는 형식의 실물 펀드는 많은 운용사들이 운용 중이다.
항공기 펀드는 동부자산운용이 3개 펀드를 총 3200억원 규모로 운용 중이고, 현대자산운용 역시 2개의 항공기 펀드에 1000억원 가량이 설정되어 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주식과 채권시장에서 큰 수익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펀드 자금 유입을 위한 새로운 투자처 개발에 업계가 몰두하고 있다"며 "특별자금펀드의 인기는 올해에도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황윤아 제로인 연구원은 "다양해지는 투자자의 니즈를 맞추기 위해서 운용사에서 다양한 신상품 라인업을 준비하고 있어 펀드 시장에는 긍정적"이라면서도 "투자자 입장에서 비교 가능한 다른 펀드의 과거 레코드가 없고, 투자 자산에 대한 전망이 어려워 유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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