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희주기자] 여러 차례 독일 경제에 대해 주문해온 미국이 다시 한 번 유럽경제에 대해 참견하고 나섰다.
지난 10월 말 미 재무부가 발표한 연간경제동향 보고서에서 미국이 독일 경제를 비판한 지 두 달만의 일이다. 이번에는 제이콥 루 미국 재무장관이 잔소리를 하러 독일의 베를린까지 간다.
6일(현지시간) 미 재무부는 루 장관이 이번주 베를린에서 볼프강 쇼이블레 독일 재무장관을 만나 국내 수요를 증대시키고 은행연합 체제를 받아들이라고 촉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앞서 발표된 보고서에서 미 재무부는 독일이 수출 강세로 경상수지 흑자를 달성하자 유럽과 글로벌 시장 전체에 디플레이션 우려를 키우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에 독일 측은 "독일 경제 정책은 세계경제에 그 어떤 악영향도 미치지 않는다"고 반박한 바 있다.
루 장관은 이번주 베를린을 직접 방문해도 이와 비슷한 답변을 듣게 될 가능성이 높다. 유럽연합(EU) 기준에서 독일의 경제 성장 속도는 적당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으며, 실업률도 낮은 수준으로 유지되고 있기 때문이다.
독일의 경제전문가들은 새로운 정부에서 연금과 최저임금 인상을 통해 소비를 점진적으로 끌어올리는 방안을 구상해볼 수 있지만, 시행하는 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더구나 그들은 독일 경제 내부에서의 수요가 극적으로 증대될 필요는 없다고 판단했다.
테드 트루만 피터슨인스티튜트 연구원은 "이번주 회동에서도 양측은 모두 물러서지 않겠지만, 지난 10월 보고서로 촉발된 양국 간의 긴장감이 조금은 풀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초 팀 가이트너 장관의 뒤를 이어 미 재무장관이 된 제이콥 루는 지난 1년간 유럽지역과 친밀한 관계를 이어오려고 노력했다. 유로존 경제의 건전성 여부가 오바마 정부의 주요 관심사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미국은 유럽 정부를 압박하는 데 있어 영향력이 제한적이라 어려움에 직면한 상태다.
한편 루 장관은 다른 유로존 국가들에 대해서도 내수 증대와 재정건실화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촉구할 예정이다.
루 장관은 이번주 3일간의 유럽 투어 중 하루는 프랑스에 들러 프랑수아 올랑드 대통령과 피에르 모스코비치 재무장관을 만나 성장전략에 균형을 맞출 것을 요구할 계획이다.
또 하루는 포르투갈을 방문해 포르투갈이 유로존 위기에서 벗어나고 있다는 점에 대해 격려의 메시지를 전할 방침이다.
미 재무부 측은 이번주 루 장관의 유럽 투어가 지난 6개월간 이어진 미국과 EU 사이의 교역협상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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