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프로축구 장수 세인티로 이적을 확정한 FC서울의 공격수 데얀(오른쪽)이 6일 오후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고별기자회견에 참석해 장기주 FC서울 사장으로부터 꽃다발을 받고 있다. ⓒNews1
[뉴스토마토 임정혁기자] 중국 무대로 떠나는 데얀(32·몬테네그로)이 한국에서의 경험을 '아름다웠다'는 말로 정리했다.
그는 K리그 FC서울을 떠나 중국 슈퍼리그 장수 세인티로 떠난다.
데얀은 6일 오후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고별 기자회견에서 "아름다웠던 시간을 한국에서 보내고 떠난다. 슬프고 아쉽지만 언젠간 다시 돌아올 것"이라며 "FC서울 직원분들과 한국 팬들에게 감사하다. 제 축구 인생에서 최고의 시간이었다"고 돌아봤다.
지난 시즌이 끝나자 데얀의 이적설은 공공연하게 떠돌았다. 앞서 데얀은 수차례 중국을 포함한 여러 구단의 이적 제안을 받았지만 FC서울 팬들을 위해 남았다.
결국 FC서울은 지난달 26일 "장수 세인티와 데얀의 이적에 대해 구단간 합의를 마쳤다"면서 "데얀의 잔류 여부를 두고 많은 고민을 했으나 선수 본인의 더 나은 미래를 위해 이적을 허용했다"고 공식 입장을 밝혔다.
데얀은 지난 2007년 인천유나이티드에서 K리그에 데뷔해 2008년 서울 유니폼을 입었다. 그는 서울 이적 후 7시즌 연속 두 자릿수 득점과 2011년 이후 3년 연속 K리그 득점왕을 달성했다.
또 데얀은 K리그 통산 230경기 출전 141골 36도움을 남겨 "K리그 역사상 최고의 외국인 공격수"란 평가를 받았다. 그의 거침없는 골 행진에 '데얀민국'이라는 신조어가 나오기도 했다.
다음은 데얀이 취재진과 나눈 일문일답.
-K리그에서 활약하며 잊을 수 없는 순간은?
▲2012시즌 우승과 지난 시즌을 잊을 수 없다. FC서울에서 함께 해 잊을 수 없었다. 최다 관중 기록을 세웠던 성남과 경기서 해트트릭을 했던 게 가장 기억에 남는다. 스스로 만족했던 경기다. 지난 시즌 막판 전북과 경기서 3년 연속 득점왕을 확정한 것도 잊을 수 없다.
-이후 FC서울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어느 선수든 FC서울에 온다는 것은 K리그 최고의 팀에 온다는 것이다. 준비를 잘 해야 한다. 지금 서울에 온다면 좋은 타이밍이라 생각한다. FC서울은 항상 큰 목적을 위해 가는 팀이기에 그에 상응하는 준비를 해서 와야 한다. 나는 떠나지만 서울을 항상 응원하고 지켜볼 것이다. 서울에서도 저를 응원했으면 한다.
-중국을 택한 이유는 무엇인가?
▲좋은 제안을 받았다. FC서울에서 좋은 시즌을 보내며 구단과 저 모두 서로 좋은 제안을 받았다고 생각한다. 프로이기 때문에 솔직히 말씀 드릴 수 있다. 프로로서 금전적인 문제를 무시할 수 없다. 서로가 돈을 벌 수 있는 타이밍이라 봤다.
-최근 한국 선수들의 중국 이적이 많은데 어떻게 생각하나?
▲중국은 K리그 선수를 데려가며 리그 수준을 향상시킬 수 있다. K리그는 아시아 최고 수준이다. 이곳에서 선수를 데려가 중국이 최고의 수준으로 올라갈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한국선수들이 당신을 롤모델로 많이 꼽는다. 어떤 조언을 하고 싶나?
▲가장 중요한 것은 자신을 신뢰하는 것이다. FC서울에도 젊고 능력 있는 선수들이 많다. 항상 본인 스스로를 믿고 신뢰하라고 조언을 해왔다. 골 앞에서 침착하고 흥분하지 않고 긴장하지 않는 게 중요하다. 골을 넣을 수 있다고 믿고 계속 자신감을 갖는다면 좋은 공격수의 모습을 갖출 수 있다.
-직접 체험한 K리그의 장점은 무엇인가?
▲한국 선수들의 피지컬(몸싸움)이 좋다. 투쟁과 강력함이 있다. 항상 100% 상태로 달려드는 모습들은 아시아의 최고라 한다. 이런 부분들이 유럽에 진출해서도 좋은 성적을 보여줄 수 있는 원동력이라 본다.
-기억에 남는 한국 선수들은 누가 있을까?
▲수비수에는 곽태휘(전 울산) 선수가 언제나 강한 상대였다. 곽희주(수원)도 거칠지만 좋은 상대였다. 특히 2007년부터 함께 경쟁한 이동국(전북)은 믿을 수 없었다. 대단한 선수라 생각한다. 김신욱(울산)도 존경하는 선수다. 예전에 비해서 200% 좋은 경기력을 보여주고 있다.
수원에 있었던 에두도 다른 선수들과는 다른 차원의 실력을 보여줬다. 정조국(경찰청)은 왜 대표팀에 들어가지 않는지 의문이 들 정도로 좋은 실력을 갖고 있는 선수다. 2011년부터 '데몰리션' 콤비를 이룬 몰리나(서울)도 기억에 남는다.
특히 아디(서울)는 믿을 수 없는 경기력을 보여주고 있는 선수다. 나이가 38이 넘어가는데도 놀라운 컨디션과 집중력, 훈련에 임하는 자세 등이 최고다. 한국에 있는 선수들도 배울점이 많다고 본다. 경기장 안에서나 밖에서 프로가 갖춰야 할 모든 것들을 갖춘 선수다.
-다시 돌아올 수도 있다고 했는데 서울이 아닌 다른 팀으로 가게 된다면?
▲FC서울과 상대하기는 정말 싫다. 하지만 그런 장면이 나온다면 프로이기 때문에 최선을 다할 것이다. 다만 FC서울을 상대로 골 세리머니는 하지 않을 것이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