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필현기자] 제약계가 또 다시 사상 첫 1조 매출 달성을 연기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1조 매출클럽 가입이 유력시됐던 유한양행이 지난해 총매출 9239억원에 머물 것으로 전망됐다.
6일 하나대투증권에 따르면 유한양행의 4분기 예상 매출은 2504억원으로 집계됐다. 3분기까지 누적 매출은 6734억원으로, 4분기 예상 매출을 합쳐도 1조원에 못 미친다.
유한양행은 아쉬움을 표하면서 내년을 기약했다. 유한양행 관계자는 “올해는 창립 88주년이 된다. 반드시 업계 최초로 매출 1조원을 돌파하겠다”며 “1위 자리를 더욱 굳건히 다지는 새 역사를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유한양행과 더불어 제약업계 쌍두마차로 불리는 백신업계 최강자 녹십자 역시 매출 1조원 달성이 힘들 것으로 관측됐다. 녹십자의 4분기 예상 매출액은 2318억원으로, 3분기까지 누적 매출을 더해도 9000억원을 넘어서지 못한다.
유한양행, 녹십자에 이어 연간 매출 기준으로 한미약품 7222억원, 동아ST 5939억원, 종근당 5101억원, 보령제약 3230억원 등으로 예상됐다. 수십년간 제약계 절대강자로 군림했던 동아ST는 그룹 분할과 함께 5위권으로 추락했다.
그럼에도 이들 상위 제약사의 4분기 영업이익은 3분기에 이어 양호할 것으로 전망돼 경기침체 한파를 무난히 극복할 것으로 보인다. 의약품 해외 수출이 주요 견인차 역할을 했다. 답은 해외시장에 있다는 분석이다.
먼저 유한양행은 4분기 150억원의 영업이익이 예상된다. 신규도입 품목 효과로 약 800억원의 매출 성장과 신규 원료의약품 수출 확대 및 인간면역 결핍바이러스(HIV) 관련 원료 성장이 실적 개선 효과를 가져온 것으로 분석됐다.
지난 3분기 10대 제약사 중 유일하게 영업이익 부문에서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한 녹십자는 4분기 70억원으로 흑자전환을 눈앞에 두게 됐다. 태국플랜트 수출에 따른 기술료 50억원 반영과 독감백신 반품 감소에 따라 실적 개선세가 두드러질 전망이다. 또 알부민 수출 추가 100억원 등 해외 진출에 따른 성장 효과도 기대된다.
한미약품은 지난해 말 출시한 개량신약 ‘낙소졸’(진통제)과 ‘로벨리’(고혈압 고지혈증 복합제제) 출시 영향으로 4분기 158억원의 영업이익이 예상된다. 북경한미는 전분기 대비 유사한 실적을 기록할 전망이다.
종근당은 자체 개량신약(텔미누보,딜라트렌SR,유파시딘S) 매출 성장으로 4분기 141억원의 영업이익이 예상된다. 이밖에 보령제약은 고혈압신약 ‘카나브’ 해외 수출로 4분기 77억원의 영업이익 흑자전환을 앞두고 있다.
반면 동아ST는 영업환경이 악화되면서 4분기 영업이익은 당초 시장 예상치보다 하락할 것으로 보인다. 4분기 예상 영업이익은 124억원이다. 3분기 영업이익 145억원에 비해 줄어들었다.
동아ST는 지난해 말 리베이트 파문 여파로 대한의사협회와 법률 공방을 벌이는 등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다. 급기야 의사협회는 동아ST 전문약 처방 금지를 전국 의원에게 통보한 상황이다. 파고가 간단치 않으면서 추가 하락의 가능성도 열렸다.
이알음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2013년 4분기 제약시장은 대체적으로 무난한 실적을 기록할 전망”이라며 “영업사원의 인센티브 지급에 따라 영업이익이 하락하는 특징을 가지고 있지만, 큰 변동이 없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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