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美증시)불황 없었던 한해..다우, 52번 신기록
2014-01-01 09:00:00 2014-01-01 11:17:38
[뉴스토마토 신지은기자] 2013년 미국 증시가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재정절벽이 낳은 정부 폐쇄 문제가 경제 불확실성을 높였고 시장이 내내 우려해왔던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 정책 발표가 현실화 됐음에도 미국 증시는 상승세로 한 해를 마무리 한 모습이다. 처음보다 끝이 더 중요하다는 말에 비춰봤을 때 올해 미국 증시는 ‘유종의 미’를 거둔 한 해라고 할 수 있겠다.
  
31일(현지시간) 다우지수는 전일 대비 72.37포인트(0.44%) 오른 1만6576.66으로, S&P500지수는 7.29포인트(0.40%) 상승한 1848.36으로 마감했다. 나스닥지수도 22.39포인트(0.54%) 오른 4176.59로 장을 마쳤다.
   
지난 한해동안 뉴욕증시 3대 지수는 25%가 훌쩍 넘는 연간 상승세를 기록했다. 다우지수는 26.5%, S&P500지수는 29.6%의 상승률을 기록했고 나스닥지수는 38.2% 올랐다. 다우지수는 1995년 이후 최대 연간 상승률을 기록하며 무려 52번이나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고, S&P500지수는 1997년 이후 최고 상승률을 보이며 45번 신기록을 갈아치웠다. 결국 16년만에 최고치였다.
 
◇다우지수 주가차트. (사진=CNN머니)
 
업종별로는 S&P500지수에 편입된 10개 구성업종이 모두 올랐다. 특히 소비관련주가 41%나 오르며 지수를 견인했다. 통신주는 6.5% 올랐다.  
 
S&P500 편입 500개 회사의 주식 중 460주가 상승곡선을 그리며 종목별 성적표도 좋았다.
 
비디오 스트리밍업체 넷플릭스는 2013년 한 해동안 무려 298% 상승했다. 실적에 대한 기대감으로 S&P500 편입종목 중 상승률 1위를 기록했다. 반도체주 마이크론 테크놀로지는 243% 오르며 2위를 기록했다. 전자제품 소매업체인 베스트바이는 237% 상승했다. 2012년 49% 하락한 것과 대비되는 모습이다.
 
원자재주는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금가격이 연간 28% 하락한 것의 악영향으로 금 관련주 뉴몬트 마이닝은 50% 하락했고 클리프 내츄럴도 32% 하락하며 뒤를 이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의 3번에 걸친 양적완화 프로그램이 2009년 이후 미국 증시를 강세장으로 이끌었다. 여기에 경제지표가 호전되고 기업 수익이 눈에 띄게 개선됐다는 점도 호재였다.
 
주식시장에서 연간 마지막 2주 동안의 주가 상승을 뜻하는 ‘산타랠리’도 힘을 보탰다. 섀퍼스 인베스트먼트 리서치에 따르면 지난 100년을 기준으로 평균 69년 동안 한 해의 마지막 2주 간 다우지수는 상승곡선을 그렸다. 올해도 어김없이 산타랠리가 찾아오면서 상승폭을 키웠다.
 
‘저평가주’들의 활약이 두드러졌다는 점도 증시에는 호재였다. 투자자들의 성향이 ‘배당’ 등 안정 추구형 주식 매입에서 다소의 ‘위험‘을 감수하고 저평가주 매입에 나선 것이다. 특히 기술주의 경우 S&P500지수 내 속한 업종 중 유일하게 10년 평균 밑에서 거래됐다는 점에서 투자자들의 시선을 끌었다. 실제 S&P500지수에 속한 저PER(주가수익비율) 주식 100 종목의 수익은 올 초부터 지난 11월까지 41%의 수익률을 냈다. S&P500 평균 연간수익률의 29%를 뛰어넘는 숫자다. 
 
크리스토퍼 바틀 피델리티 자산운용 부의장은 “회사마다 급격한 고성장세를 펼친 시기는 아니었지만 긍정적인 분위기라는 것은 확실했다”면서 “트위터 등 SNS 관련주와 테슬라 같은 전기자동차 관련주 등의 활약이 두드러졌다”고 밝혔다.
 
폴 젬스키 ING투자 미국담당 스트래지스트는 “몇몇 기술주들은 여전히 저평가 국면에 있기 때문에 내년에도 추가 강세를 보일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유럽 증시도 선전했다. 유럽의 우량주로 구성된 STOXX600지수는 17% 상승세를 보였다. 영국 FTSE지수는 14% 상승했고 독일 DAX지수는 25.48% 상승세를 보이며 역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1999년 이후 최고의 연간 상승률이다. 프랑스 CAC40지수는 18% 상승한 채 마감했다.
 
제인 포레이 라보뱅크 환율 스트래지스트는 “유로존은 정치적 불확실성을 상당부분 해소하면서 주가와 유로 가치 모두 상승세를 보였다”면서 “독일이 낳은 막대한 경상수지 흑자와 유럽중앙은행(ECB)의 양적완화 정책이 유럽 증시를 상승세를 이끈 원동력”이라고 설명했다.
 
ECB로부터 구제 금융을 받았던 ‘문제국’들의 주가 상승이 이를 증명한다.
 
아일랜드의 주가는 올들어 30% 올랐고 스페인은 21.42%, 포르투갈은 13% 각각 올랐다. 유럽의 문제아로 꼽혔던 그리스도 17.24% 상승세를 이어갔다.
 
라이언 데트릭 섀퍼스 인베스트먼트 애널리스트는 내년 글로벌 증시의 전망에 대해서 “시장 참여 기회를 놓친 투자자들의 매수가 이어지면서 앞으로도 추가 상승여력이 있다”고 밝혔다.
 
토비어스 레코비치 시티그룹 스트래지스트는 "지금의 장세가 거품이라는 의견에 대해서는 동의하지 않는다"면서 "다만 증시의 변동성에는 내년에도 대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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