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대한농구협회 방열 회장과 고려대 이종현. (사진제공=KBL)
[뉴스토마토 임정혁기자] "결국 종현이가 최고의 수혜자 아닐까요."
지난 22일 서울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농구 올스타전을 보고 한 구단 관계자는 이 같이 말했다. 이 관계자는 "올스타전 본 경기보다 대학-루키 올스타전 경기가 더 재미있었다"면서 "이종현은 확실히 프로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이종현이 프로에 나온다고 하면 우리뿐만 아니라 어느 구단이든 1순위로 무조건 데려가려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2013~2014 KB국민카드 프로농구 '루키-대학올스타전'에서 대학올스타가 프로 1~2년차로 구성된 루키올스타를 91-83으로 꺾었다. 고려대 이종현(20·206cm)이 26득점 9리바운드 7어시스트를 기록하며 최우수선수(MVP)에 선정됐다.
얼마 전까지 대학무대에서 맞붙던 이들은 선의의 자존심 대결을 펼쳤다. 올스타전이라고 설렁설렁 뛰다 후반에 반짝 열심히 하는 등의 모습은 없었다. 이런 부분에선 오히려 이 경기에 앞서 열린 프로 선수들의 올스타전보다 흥미로웠다는 평가가 많았다.
최근까지 프로농구연맹(KBL)은 은퇴선수들을 초청해 '레전드올스타'를 열었다. 하지만 그 또한 신선함이 사라지자 올해 처음 루키-대학 올스타전을 준비했다. 예비 스타를 미디어와 팬들에게 노출시키겠다는 취지가 강하다.
이종현과 최준용(연세대) 등 국가대표 경력이 있는 대학생들이 훨훨 날았다. 특히 이종현은 프로 관계자들과 팬들이 지켜보는 앞에서 재차 눈도장을 찍었다.
그는 지난 8월 열린 프로-아마 최강전과 대학농구리그 챔피언결정전에 이어 올해만 3번째 MVP를 수상했다. 농구팬들 사이에선 이미 '탈 대학급 선수'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고려대 이민형 감독 또한 지난 대학농구리그 우승 이후 "대학 무대에서 이종현의 높이를 막을 선수는 없다"고 단언했다.
이종현은 대회를 마칠 때마다 프로진출에 대한 질문을 많이 받는다. 이날도 그는 이 질문을 받았다. 이종현은 "부족한 점이 많고 대학에서 연습을 많이 해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아직까지 졸업 후 진출하겠다고 확답을 한 적은 없다. 1~2년 더 빨리 프로에 진출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둔 상태다.
이민형 감독도 "선수 본인의 의지에 달렸다"고 밝힌 상태다. 이 때문에 일부에서는 "이종현이 4년을 마치기 전에 프로행을 선언할 것"이란 추측이 흘러나오고 있다.
이종현에게도 단점은 있다. 힘과 골밑 1대1 능력이다. 프로 진출시 외국인 선수들과 맞붙어야 하는데 이런 부분에서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그를 대표팀에서 지도했던 유재학(모비스) 감독은 "포스트업(골밑 기술) 기술이 향상 돼야 하고 아직 스텝 놓는 능력이 부족하다"고 꼬집었다.
이 때문에 이종현을 바라보는 팬들은 그가 하루 빨리 프로에 오길 바라고 있다. 이번 시즌 프로에 입단한 김종규(LG)만 보더라도 꾸준히 지적받았던 부분이 전혀 향상되지 않은 채 프로 무대에 왔기 때문이다.
이종현은 이런 질문과 관련해 "동계 훈련에서 1대1 포스트업 훈련과 웨이트트레이닝에 주력하겠다"고 말했다. 고려대는 1월부터 미국으로 전지훈련을 떠난다. 그는 "흑인 선수들과 몸으로 부딪히며 배우겠다"고 의지를 드러냈다.
내년에는 스페인 농구월드컵(8월30일 개막)과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9월19일 개막)이 예정돼 있다. 한국은 16년 만에 농구월드컵에 나가 세계무대를 경험한다.
인천아시안게임은 우승시 병역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대회다. 한선교 KBL 총재와 방열 대한농구협회장을 비롯해 농구계에서 우승에 대한 관심이 높은 대회다. 이종현은 이 두 대회에서 모두 한국대표팀의 골밑을 지킬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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