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희주기자] 유럽연합(EU)이 유로존 내의 부실은행을 정리하기 위해 합의에 나섰지만 절충점을 찾지 못했다.
◇볼프강 쇼이블레 독일 재무장관(사진=로이터통신)
10일(현지시간) CNBC 보도에 따르면 전날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유로존 재무장관 회의에서는 부실은행 처리 방안이 논의됐으나 여전히 독일이 반대 입장을 나타내면서 합의점에 이르지 못했다.
앞서 EU는 금융위기의 재발을 방지하고, 또 다른 경제적 위기로부터 유로존을 보호하기 위해 은행연합을 추진하고 있으며, 그 중에서도 핵심안건은 부실은행을 처리하기 위한 단일정리체제(SRM)를 구축하는 것이다.
은행연합은 금융위기의 주요 원인인 채무국가들의 부실은행들을 구제하는 데 있어서 범유럽 차원의 감독권한과 책임을 갖게 된다.
이 시스템대로라면 부실은행을 구제하는 데 드는 비용은 1차적으로 주 예금자가 지게 된다. 투자은행들의 부족한 자금을 메우기 위해 베일인(손실분담) 제도가 적용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독일은 은행의 주주와 예금자들에게 비용을 부담시킬 수 없고, 유로존 구제기금을 부실은행에 투입할 수 없다며 이 같은 방안을 반대하고 있는 실정이다.
지난주 볼프강 쇼이블레 독일 재무장관(사진)은 SRM에 대해 합의점을 찾을 준비가 됐다는 의사를 밝히고 유로존 정책담당자들과 비공개 회동을 가진 바 있어 합의에 대한 기대감이 높았지만, 이번에는 계획의 세부사항을 조정하는 과정에서 갈등이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외르크 아스무센 유럽중앙은행(ECB) 정책이사는 "올해 연말까지 SRM 구축 여부 결정을 내리기로 했으나, 정해놓은 기한까지 합의에 도달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적어도 이번 회의에서는 SRM에 대한 유로존 국가들의 견해 차이가 조금은 좁혀졌다"고 덧붙였다.
또 아네스르 보르그 스웨덴 재무장관은 "절충안을 찾지 못할 가능성도 있어 리스크가 높다"며 "은행권이 취약한 상태에 머무른다면 유로존의 성장은 지속적으로 미약할 수 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니콜라스 스피로 스피로소버린스트레지 매니징 디렉터는 "취약한 은행들의 구제방안은 필수적으로 논의돼야 하지만 시장이 이를 받아들일 준비가 됐는지는 아직 불확실하다"며 "특히 위험도가 높은 스페인이나 이탈리아 은행 등에는 더욱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한편 유럽 재무장관 회의는 다음주에도 열릴 예정이며, 이 자리에서 은행연합과 SRM 구축 방안에 대한 논의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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