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미애기자] 개인채무를 회사에게 떠넘긴 혐의 등으로 기소돼 1심에서 중형을 선고 받은 '벤처1세대 경영인' C&S테크놀로지의 서승모씨가 항소심에서 감형받았다.
5일 서울고법 형사합의3부(재판장 임성근)는 개인용도로 사용한 돈의 어음을 회사 명의로 발행해 회사에 피해를 입힌 혐의(특경가법상 배임) 등으로 기소된 서씨에 대해 1심에서 유죄로 인정한 배임수재 혐의를 무죄로 판단, 징역 3년에 자격정지 1년을 선고했다.
1심은 서씨에게 징역 6년 및 자격정지 1년, 추징금 16억5000만원의 중형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협력사로부터 10억원을 편취했고, 타인의 사무실에 무단으로 침입해 허락 없이 대화를 엿들었으며, 대표권을 남용해 약속어음을 발행해 C&S에 약 80억원 상당의 재산상 손해발생의 위험을 초래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유죄로 인정되는 범행의 내용이나 규모가 결코 가벼운 것이 아니다. 약속어음 발행으로 인해 C&S의 주식 거래가 정지되는 바람에, C&S의 주주들은 상당기간 재산권을 행사하지 못하게 되는 커다란 고통을 겪고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라이센스' 계약 주선 관련(배임)해서는 "주선계약의 체결은 피고인의 C&S에 대한 사무가 아니고, 주선계약에 따른 주선용역료도 용역을 제공한 이에게 귀속되어야지 C&S에게 귀속될 수 있었던 돈도 아니다"며 "피고인이 얻은 이득은 주선 활동에 대한 일종의 자문 대가의 성격을 가지는 것이고, 부정한 청탁을 받았다고 보기 어렵다"고 무죄로 봤다.
이어 최모씨 등에 대한 일부 약속어음 발행 행위과 관련 "수취인들은 피고인의 행위가 대표권 남용에 해당한다는 것을 알았거나, 충분히 알았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며 "해당 약속어음공정증서는 수취인의 적법한 공증위임 없이 작성됐고, 약속어음 수취에 관한 위임도 없었으므로 약속어음은 적법하게 발행된 것으로 보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양형사유로 "C&S 내부 경영권 분쟁 과정에서 창업주이자 책임 기술자로서 20여년간 회사를 키워 왔는데도, 경영권에 대한 보상도없이 축출당하자 피고인은 분쟁 상대방으로부터 금전적인 보상을 얻어내려는 협상의 용도로 약속어음을 발행했다"고 말했다.
이어 "피고인이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당한 것은 C&S를 현대기아자동차그룹의 계열사로 만들기 위해 피고인이 개인적으로 막대한 출연을 감수했던 부분도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피고인은 벤처사업 1세대로서 오랫동안 우리나라 반도체 기술의 발전을 위해 헌신적으로 노력했고, 범죄로 인해 C&S의 주식 거래가 정지됨으로써 많은 소액주주들이 엄벌을 탄원하고 있는 반면, 다수의 채권자들은 큰돈을 변제받지 못하게 됐는데도 그동안 피고인의 업적 등을 참작해 선처를 호소하고 있기도 하다"고 설명했다.
앞서 지난해 12월 서 전 대표는 자신의 채권자 24명에게 회사 명의의 약속어음을 발행해 회사에 90억350만원 상당의 피해를 입힌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또 서 전 대표는 라이센스 제공계약을 체결하면서 제품을 대기업에 납품할 수 있도록 주선해 주겠다며 주선료를 받아 개인적으로 사용한 혐의(배임수재)도 받았다. 이밖에 회사를 함께 경영한 김모 회장(63)의 사무실에 녹음기를 설치해 대화를 녹음한 혐의도 있다.
◇서울법원종합청사(사진=뉴스토마토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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