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 때문에 부채 생겼는데"..구조조정 압박에 공공노조 반발
부총리-공공기관장 조찬간담회장 난입해 항의 시위
2013-11-14 09:24:14 2013-11-14 09:27:54
[뉴스토마토 박진아기자] "과다부채, 방만경영? 누구 때문에 생긴건데? 다 정권이 한 짓 아니냐."
 
"4대강 사업·자원개발 등 정권차원에서 저질러 온 정책실패 때문에 부채 생긴거다."
 
14일 오전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열린 현오석 부총리와 공공기관장들의 조찬간담회 현장은 한국·민주노총 공공부문노종조합원들의 울분과 항의의 목소리로 가득 찼다.
 
한국노총 공공연맹·공공노련·금융노조와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연맹·보건의료노조는 이날 조찬간담회를 저지하는 긴급 공동기자회견을 열고 "정부가 공공기관의 과다한 부채 원인으로 '방만경영'을 내세우며 그 책임을 공공기관 임직원에게 떠넘기는 행태는 도저히 묵과할 수 없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조찬간담회 현장은 아수라장으로 변했고, 조찬간담회는 10여분간 지연됐다.
 
◇한국·민주노총 공공부문노종조합원들이 14일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열린 현오석 부총리 주재 공공기관장 조찬간담회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사진=뉴스토마토)
 
노조 측은 "지난 5년간 천문학적으로 증가한 공공기관의 부채는 '방만경영'이 원인이 아니라 공공기관에 강제로 떠넘긴 4대강사업 및 해외자원개발, 보금자리 주택과 같은 정권차원에서 저질러온 정책실패와 더불어 정권의 인기유지를 위해 가스·전기 등 공공요금을 비정상적으로 통제하면서 급속하게 증가했다"고 지적했다.
 
노조 측은 이어 "기관장과 감사 뿐만 아니라 주요 경영진도 소위 'MB맨'으로 불리우는 낙하산 인사로 대거 채워 정권 차원의 정책을 밀어붙이는 도구로 활용해 왔기 때문에 그 어떤 공공기관에서도 항거조차 할 수 없었다"고 꼬집었다.
 
아울러 노조 측은 "공공기관 임직원의 '과다한 임금과 복지'를 거론하는 것에 대해서도 공공기관 노동자들은 분노하지 않을 수 없다"며 울분을 토해냈다.
 
노조 측은 "정부가 지난 십여년 동안 일방적·획일적 공공기관 예산지침을 통해 임금, 복지, 근로조건 등에 대 헌법으로 보장된 노동조합의 합법적 단체교섭 권한을 무참히 짓밟아 왔다"면서 "특히 경영평가와 감사원 감사, 부처 업무감사 등을 통해 정부 지침을 어길 수 없도록 강력 통제해 왔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공공기관 노동자들의 임금과 복지는 정부가 사실상 좌우해 왔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노조 측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권이 바뀔 때마다 공공기관 노동자들을 '동네북'으로 만들고 개혁의 대상으로 낙인 찍으며 '정권의 개혁성'을 선전하는 도구로 악용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에 노조 측은 실패한 MB정권의 공공기관 정책의 모든 책임을 공공기관 임직원에게 떠넘기며 이를 빌미로 노사관계에 불법적으로 개입하고 있는 정부 행태에 경고와 함께 투쟁으로 저지할 것임을 분명히 밝혔다.
 
노조 측은 공공부문에 대한 정부의 획일적 지침과 노사관계 개입 중단, 공공기관의 설립 취지를 왜곡하는 경영평가제도 폐지, 공공부문 비정규직의 실질적 정규직화 로드맵 제시 등을 요구사항으로 내걸었다.
 
한편, 현오석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공공기관장들에게 "파티는 끝났다"며 공공기관의 보수체계와 부채관리체계, 방만경영체계를 전면 손질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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