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황민규기자]
삼성전자(005930)가 8년 만에 개최한 '삼성 애널리스트데이 2013'에서 스마트폰, TV, 반도체 등 각 부문에서의 성장 로드맵을 제시했다.
6일 국내외 기관 투자자, 애널리스트 400여명이 집결한 가운데 삼성전자는 권오현 부회장, 신종균 사장, 윤부근 사장 등 핵심 수뇌부를 총출동 시키는 등 열의를 보였지만, 예상보다 현장 반응은 미온적이었다는 평가다.
이날 두 번째 세션을 맡은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은 우선 기존 시장에 팽배한 '성장 한계' 논란을 불식시키는데 집중했다. 권 부회장은 "삼성전자의 주요 사업이 포화 상태이기 때문에 추가 성장이 힘들 것이란 시각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스마트폰과 디스플레이·반도체·TV 등 주력 사업의 혁신을 통해 더 성장할 수 있다"고 강조하며 "오는 2020년까지 매출 4000억달러을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2009년에도 같은 목표를 제시한 '비전 2020'의 계획을 재차 강조한 셈이다.
◇6일 서울 신라호텔에서 열린 '삼성 애널리스트데이'에서 연설 중인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사진=삼성전자)
권 부회장에 뒤이어 무대에 오른 신종균 IM부문 사장도 권 부회장과 마찬가지로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 포화에 대한 업계 우려를 해소하는 데 열중했다. 신 사장은 "프리미엄 스마트폰 성장이 둔화될 것이란 얘기가 있는데 우리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며 "다양한 부분에서 시장 성장 기회가 있다"고 말했다.
신 사장은 "오는 2017년까지 LTE 스마트폰 시장이 연 평균 30% 성장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총 6억8000대가 출하될 전망이며 전체 스마트폰 판매량 중 절반이 LTE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중국, 인도가 시장에서 1위와 3위를 기록하고 있는데 총 30억명의 사용자가 아직 피처폰을 사용하고 있다"며 "피처폰에서 스마트폰으로 넘어갈 수 있는 잠정 수요가 성장을 이끌 수 있다"고 설명했다
윤부근 CE부문 사장도 글로벌 TV 시장에 대한 긍정적 전망을 내놓았다. 그는 최근 CE부문이 잇단 실적 부진으로 인해 비관적 시각이 짙어지고 있다는 점을 의식한 듯 구체적인 시장 전망 등을 제시하며 성장 가능성을 강조했다.
윤 사장은 "지난 2011년과 2012년 사이 대부분의 선진국이 아날로그 방송을 중단했다"며 "오는 2014년에는 글로벌 TV시장이 다시 1000억달러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UHD TV를 저렴한 가격에 제공할 수 있고 소비자들에게는 선택의 폭을 늘려줄 것"이라며 "시장조사에 따르면 UHD TV가 5배의 성장을 할 것으로 예상하는데, 삼성전자는 그보다 더 큰 폭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한편 참석자들은 이번 행사에 대해 엇갈린 반응을 나타냈다. 일부는 삼성전자의 전반적인 시장전략 및 계획 등을 점검하는 차원에서 의미를 부여하는 한편, 구체적인 로드맵이 제시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회의적인 의견을 내놓은 애널리스트들도 있었다.
김록호 하나대투증권 연구위원은 "새롭게 공개되는 정보나 구체적인 계획이 제시되어야 했다"며 "이미 시장에 널리 알려진 내용이 대부분이라 주가에도 크게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 같진 않다"고 말했다.
제이슨 킴(Jason Kim) SC은행 주식세일즈부 상무는 "이같은 행사를 하는 데도 오늘 주가가 하락했다는 것이 의문점"이라며 "시장에서 우려스러워하고 궁금해 하는 정보가 확실하게 공개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이날 삼성전자의 주가는 애널리스트데이 행사에도 불구히고 3만4000원(2.29%) 내린 145만1000원에 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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