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전문가들 "北, 北美 양자협상 선호"
北, 미사일 발사 "기다려 보라"
2009-02-07 19:17:21 2009-02-07 19:17:21
미국의 거물급 북한 전문가들은 방북 일정을 마치고 7일 중국 베이징에 도착해 "북한은 미국과의 양자협상을 선호하고 있다"고 말했다.

방북단의 일원인 조너선 폴락 미국 해군대학 교수는 이날 베이징 서우두(首都)공항에서 기자들과 만나 "북한은 북핵 6자회담의 중요성에 대해서 인식하고 있지만 다자 협상보다는 북.미간 직접 대화를 선호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

폴락 교수는 "이번 방문에서 북한 외무성과 무역성, 인민군 등 북한의 각 기관의 고위관리와 만나 10여회에 가까운 회담을 벌였다"고 소개하고 "북한이 북핵 6자회담에서 급격한 진전이나 조속한 돌파구를 찾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지 않아 보였고 어쨌든 북한은 현재 상태를 있는 그대로 두고 (인내심을 갖고) 기다리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은 현재 극단적으로 움직이는 것 같지는 않았다"면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건강 문제와 관련해서는 "이번 방북의 의제가 아니었기 때문에 북한 관리들과의 협의과정에서 전혀 언급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스티븐 보즈워스 전 주한 미대사는 북한이 미사일 발사를 준비하고 있는 것과 관련, "기다려 보라"고 말하면서 추진 사실에 대해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가 북한의 미사일 발사 추진에 우려를 표명했지만 북한 관리들은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았다"면서 "북한은 우리에게 기다려보라고 말하면서 그것은 아무런 위협도 아니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보즈위스 전 대사는 "북한은 미사일 이슈를 평범하고 일반적인 이슈로 다루고 있었다"고 덧붙였다.

그는 "북한 고위 관리들과 북핵 문제 등을 논의하는 과정에서 북한이 핵 불능화 프로세스를 지속적으로 추진하기를 희망한다는 느낌을 받았다"면서 "북한은 비핵화 협상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보즈워스 전 대사는 "우리는 북한이 실질적인 한반도 비핵화 달성을 위해 지속적으로 준비하고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은 오바마 행정부가 대북 정책을 재고하는 것에 시간이 걸린다는 것을 알고 있는 것으로 느꼈다"면서 "그들은 인내심을 표명했고 경고성 메시지나 조급해 하고 있다는 느낌은 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과 오바마 행정부와의 양자협상 개시 가능성에 언급, "오바마 정부가 북한과의 직접 협상을 피할 이유가 없다"면서 "북한 역시 6자회담과 북.미간 양자 협상을 모두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보즈워스 전 대사는 "북한과 매우 유용하고 흥미로운 대화를 나눴다"고 평가했으며 폴락 교수도 "북한과 매우 생산적인 대화를 했다"고 말했다.

이들은 "이번 방문은 민간 차원의 방북이기 때문에 오바마 대통령으로부터의 대북 메시지나 북한이 미국에 전달해 달라는 메시지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보즈워스 전 대사, 폴락 교수, 모튼 아브라모위츠 전 국무부 차관보, 리언 시걸 동북아 안보협력 프로그램 국장 등 7명으로 구성된 방북단은 3일부터 이날까지 4박5일간 북한을 방문, 김계관 외무성 부상 등 고위 관계자와 북핵 문제를 협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방문은 오바마 행정부 출범 이후 북.미 간 첫 민간교류로 꼽힌다.

방북단의 한 관계자는 귀국일정에 대해 "8일 서울로 간다"고 말하면서 구체적인 귀국 일정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베이징 소식통들은 보즈워스 전 대사를 제외한 나머지 인사들이 베이징을 거쳐 일본으로 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베이징=연합뉴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진규 온라인뉴스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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