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수경기자]
신성통상(005390)의 국내 토종 브랜드 '탑텐'이 SPA격전지 명동에 2호점을 선보임과 동시에 연일 승전보를 울리고 있다.
명동의 노른자 땅으로 불리는 눈스퀘어 맞은 편에 위치해 지하 1층부터 지상 3층까지 총 4개 층에 들어선 대규모 매장은 지나가는 이들의 시선을 집중시킬 만큼 으리으리하다.
패션 업계의 명동상권 진출은 여러가지 상징적 의미가 크기 때문에 '탑텐'의 명동 2호점 성공 여부에 업계가 주목하고 있다.
◇성공 키워드..'브랜드 포지셔닝'·'가격경쟁력'
30일 신성통상에 따르면 지난해 말 16개에 불과하던 매장 수는 9월 현재 57개다. 올해만 무려 40여개 매장이 늘어나는 등 광폭 성장행보를 이어가고 있는 것이다.
국내 시장에 급습해 시장을 장악해 버린 글로벌 SPA브랜드에 맞서 부랴부랴 생겨난 토종 SPA브랜드들이 이제 막 입지를 다지는 상황에서 탑텐은 괄목할 만한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다. 이런 탑텐의 성장 비결은 크게 두가지로 압축된다.
'브랜드 포지셔닝' 과 '가격경쟁력' 이다.
탑텐은 글로벌 SPA 중 유니클로와 같이 누구나 입을 수 있는 베이직한 아이템을 저렴한 가격으로 출시하는 전략을 택했다.
더 나아가 모든 아이템을 유니클로보다 싸게 책정했다. 이는 미얀마 자체 생산라인 때문에 가능하다. 유니클로는 아직 절반 이상의 생산을 중국에서 하고 있는데 반해 미얀마는 전세계적으로 인건비가 가장 저렴한 국가 중 하나로 중국 대비 가격경쟁력이 상당히 높다.
이러한 생산라인과 가격 경쟁력을 바탕으로 집객을 유도하기 위해 유니클로 바로옆에 출점하는 공격적인 전략 역시 유효했다는 것이 업계의 평가다.
◇백화점 러브콜..수수료율 유니클로와 '동급 대우'
탑텐에 대한 소비자 반응은 두 가지 지표로 확인할 수 있다. 유통망 확대 속도와 백화점
유통 수수료율이다.
최근 경기가 어려워지면서 백화점을 비롯한 유통채널은 소비자 반응이 좋아 매출에 기여할 수 있는 브랜드 위주로 빠르게 MD개편이 일어나고 있다.
탑텐은 사실 유통망이 없는 국내 SPA후발주자로, 초기에는 두각을 드러내지는 못했다. 하지만 올해 상반기에 급격하게 매장이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현재 백화점 매장수 10개를 훌쩍 넘어서면서 브랜드 경쟁력을 키워가고 있다.
특히 백화점들이 입점 러브콜과 함께 수수료도 유니클로 등 글로벌 SPA와 동급으로 제시하고 있다.
글로벌 SPA와 경쟁이 심한 상황에서도 까다로운 국내 소비자들의 눈에 들었음을 확인 할 수 있는 대목이다.
◇국내 토종 SPA 진격 시작?..역시 한국인 체형에 맞게
글로벌 SPA와 정면 승부에 나선 국내 토종 SPA브랜드 간 신경전도 더욱 치열해지고 있는 양상이다.
제일모직(001300)의 '에잇세컨즈. 이랜드 '미쏘' 신성통상의 '탑텐'으로 3강 구도가 형성되고 있는 가운데 최근 이마트의 SPA 브랜드 '데이즈' 역시 야심차게 출사표를 던지며 후발 주자들의 도전을 이어가고 있다.
현재 토종 SPA 중에서도 손익분기점을 넘기는 곳이 잇달아 나오고 있는 가운데 이랜드 미쏘에 이어 '탑텐'도 올 하반기를 손익분기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글로벌 SPA 거친 역공 속에서 이처럼 국내 SPA브랜드의 입지가 점차 강화되고 있는 이유는 무엇보다 한국인 체형에 잘 맞는 디자인을 꼽을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SPA 브랜드보다 동양인 체형에 어울린다는 점이 많은 소비자들에게 어필되고 있다" 며 "가격 경쟁력과 품질이 절대 뒤쳐지지 않는만큼 글로벌 SPA 브랜드에 내줬던 안방을 점차 되찾을 것으로 보인다" 고 기대했다.
그는 이어 "백화점 영패션 매장들도 한국형 SPA로 속속 개편되는 모습" 이라며 "글로벌 SPA브랜드와의 매출 격차도 점점 좁혀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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