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아름기자] 위성방송
스카이라이프(053210)와 케이블TV 사업자들이 또 다시 격돌했다. 이번에는 시장점유율 규제를 놓고 설전이 벌어졌다.
지난 25일 문재철 스카이라이프 사장이 시장점유율 합산 규제 논의에 대해 ‘케이블TV 업계의 집단이기주의’라고 포문을 열자 케이블업계는 즉각 ‘납득할 수 없는 주장’이라며 맞받았다. 이후 양측은 반박-재반박을 이어가며 감정싸움을 하고있다.
◇지난 25일 열린 기자회견에서 문재철 스카이라이프 사장이 발언하고 있다. (사진 제공=스카이라이프)
스카이라이프와 케이블 사이의 악연은 지난 2009년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KT(030200)는 스카이라이프의 실시간 위성방송과 IPTV의 주문형비디오(VOD)를 결합한 상품인 올레TV스카이라이프(OTS)를 출시했다. 케이블 업계는 OTS가 전기통신사업, 공정거래법 등을 위반했다며 방송통신위원회와 검찰, 공정거래위원회에 KT를 고발했다. 2011년 검찰과 방통위는 KT를 무혐의 처리했으며 지난 7월 공정위 역시 “불공정거래행위에 해당한다고 인정되지 않는다”며 KT의 손을 들어줬다.
최근까지는 접시 없는 위성방송인 DCS의 무선통신업무 역무와 전파법, IPTV법 위반 여부를 놓고 격렬한 다툼을 벌였다. 미래창조과학부가 DCS를 허용하겠다는 방침을 밝히면서 이 역시 스카이라이프의 승리로 끝났다.
하지만 지난 6월과 8월 방송법 개정안과 IPTV특별법 개정안이 연이어 발의되면서 거침없던 KT의 질주에 적신호가 켜졌다.
두 법안은 모두 특정 사업자의 가입자 상한을 전체 유료방송 가입자의 3분의 1로 제한하는 내용을 담았다. 여기에 IPTV사업자의 시장점유율 산정에 합산되는 특수관계자의 범위에 종합유선방송사업자와 위성방송사업자를 포함하도록 했다. 이렇게되면 KT는 자회사인 KT스카이라이프의 점유율을 포함해 점유율 규제를 적용받는다.
이에 KT는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문재철 스카이라이프 사장은 기자회견을 열고 "케이블TV 사업자들이 점유율 합산 규제를 이야기하는 것은 전형적인 발목 잡기"라며 “OTS, DCS에 이어 케이블 업계의 집단 이기주의가 계속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문 사장은 “케이블 종합유선방송사업자(SO)들은 디지털전환은 소홀히 하면서 초고화질(UHD) 방송 등 실체가 없는 서비스에는 막대한 자금을 투자한다”며 “SO들이야말로 지역채널을 통해 여론을 독점하고 있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이에 케이블TV 업계는 “점유율 합산 규제는 유료방송 시장의 독과점 방지와 다양성 확보를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며 즉각 반박 입장을 내놨다.
케이블TV협회는 "현재 KT는 기존 케이블TV 서비스와 차별성이 없는 사실상 동일한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가격인하와 가입자 뺏기 경쟁에 치중하고 있다"며 "서비스 경쟁을 유도하기 위해서라도 점유율 규제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밝혔다.
협회는 "사업자들이 동일조건 하에서 경쟁할 수 있어야 창조경제도 이뤄지는 것"이라며 "유료방송시장 독과점은 방송채널사용사업자(PP)의 수익 저하 등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스카이라이프도 바로 케이블 업계의 주장을 재반박하고 나섰다.
스카이라이프는 “유료방송시장의 독과점사업자는 전체 유료방송시장의 61%를 차지하고 있는 케이블 SO”라며 “과거 케이블TV업계가 유료방송시장의 독과점하고 있던 당시, PP들에 대한 신규 플랫폼 진출 방해 행위 등 독과점 횡포가 더욱 극렬했다”고 받아쳤다.
현재 유료방송시장 점유율 규제 문제는 국회로 공이 넘어간 상태다. 이번 정기국회에서 관련 법안들이 처리될 예정인 만큼 스카이라이프와 케이블 업계의 대립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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