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외 여건상 건설업계의 부진은 어쩔수 없다고 치부 할 수 있다. 하지만 위기를 기회로 만들어야 하는 CEO 덕목이 그 어느때 보다 강조되고 있다. 때문에 실적 외에도 조직을 불안하게 만들거나 여론에 도마위에 오르는 작은 실수도 용납하지 않는 분위기가 조성되면서 업계 경영진들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SK건설 최창원 부회장은 지난 11일 사임하고 자신이 보유한 주식 일부를 사재 출연하기로 했다.
최 부회장은 이사회에서 "SK건설의 근본적인 조직 체질개선과 분위기 쇄신을 위해 이사회 의장과 부회장직을 사임하고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기로 결심했다"며 "동시에 건설 미래성장을 강도 높게 추진할 역량과 명망을 두루 갖춘 신임 이사 영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SK건설 측은 최 부회장이 실적 악화에 대해 책임을 지고 물러나는 것은 아니라고 일축했으나, 업계에서는 올 들어 실적 악화된 건설사 수장들이 잇따라 퇴진하면서 SK건설도 그 대열에 합류한 것으로 진단하고 있다.
앞서 지난 6월에는 허명수 GS건설 대표이사가 경영실적 악화에 대한 책임을 지고 대표이사에서 스스로 물러났다. 같은 달 대우건설도 서종욱 전 사장 역시 후임으로 박영식 부사장을 최종 신임사장 후보로 내정했다.
이와 함께 지난달에는 박기석
삼성엔지니어링(028050) 사장이 삼성정밀화학 물탱크 공사 사고의 책임을 지고 물러나기도 했다. 직접적인 경질 사유는 안전사고였지만 올 초 '어닝쇼크'를 기록하면서 저조한 실적에 대한 책임을 피할 수 없었다는 평가다.
이에 대해 업계 CEO와 임직원들은 가시방석 앉은 듯 불편한 기색이 역력하다. 공공공사 물량 급감과 해외시장 난항이라는 악재가 겹치면서, 실적 부진에 허덕이고 있는데다 대형사마저 사장이 교체되면서 위기감이 고조된 모습이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이 같은 분위기가 회사 조직 전반에 걸친 구조조정과 개편으로 이어질 것 같다"며 "4대강 입찰담합으로 대형건설사 전·현직 고위임원 6명이 구속되는 등 예상 밖의 상황까지 겹치면서 노심초사하고 있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그는 "신임사장 임명을 한 건설사의 경우 추가적인 구조조정이 예상된다"며 "임원들 역시 다가오는 연말에 과연 제 자리를 보존할 수 있을지 의문인 상황"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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