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유종의 미'를 준비해야
2013-09-06 18:31:23 2013-09-06 18:34:33
 
◇(표1)KIA의 2013년 올스타전 이후 경기 결과 및 성적 변화 추이.
 
[뉴스토마토 이준혁기자] 올해 가을 KIA가 원치않는 휴식을 해야만 하는 위기에 처했다. 올시즌 개막을 앞두고 자타공인 '우승 후보'로 불렸지만 결국 중하위 팀으로 전락한 것이다.
 
선동열 KIA 감독은 "어떤 감독도 포기란 건 하지 않는다"고 말했지만 현실은 7위의 자리도 위태롭다. 상승세의 NC에게 7위를 빼앗기고 8위로 떨어질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6일 현재 8위 NC와는 2경기반 차이로, 격차는 점점 좁혀지고 있다.
 
지난해 전력이 대부분 남아있고 부상자도 적었으며 FA선수 영입도 확실히 마무리됐다. 외국인 선수 영입도 순조로웠다. 그렇지만 이같은 좋은 조건에도 팀은 급속히 추락했다.
 
'2년연속 포스트시즌 진출 실패'라는 처참한 성적표를 받아들 확률이 높은 KIA. 과연 KIA에게 아무 희망도 없는 것일까? 
 
◇삼성과 두산에 특히 약했다
 
6일 경기 전의 KIA 타이거즈는 승률 4할5푼1리(46승2무56패)의 7위다. 4위에 랭크된 넥센(승률 5할5푼1리, 59승2무48패)과는 10경기 반 차이다.
 
이같은 KIA의 처참한 추락에는 삼성과 두산이 있다. 올시즌 KIA는 삼성과 두산을 상대로 각각 4승12패와 3승1무8패를 당하며 꽤 부진했다.
 
만약 두 팀과의 경기에서 반타작만 했어도 KIA는 4강 싸움을 하고 있을 확률이 높다. 후반기 들어서 부상자가 속출하며 전력이 약해진 KIA이지만, 적어도 지금처럼 투지가 약해지고 집중력이 사라진 모습을 보이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렇지만 문제는 KIA는 삼성과 두산과의 경기에서만 무기력한 것이 아니란 사실이다. KIA가 확실히 제압한 팀은 상대전적 8승1무3패의 최하위팀 한화 뿐이다. 심지어 신생팀 NC와도 7승1무7패로 대등한 경기를 치렀다. SK(6승5패), 넥센(7승6패)에도 소폭 앞설 뿐이다.
 
◇강력했던 초반기세는 온데간데 없어
 
KIA의 시즌 초는 눈부셨다. 4월 OPS(출루율+장타율)가 0.799에 달했을 정도다. 8할에 육박하는 OPS는 다른팀이 넘보기 어려울 정도로 높았다. 마운드의 평균자책점도 양호했고 실책과 병살의 횟수도 적었다.
 
하지만 6일 현재 KIA OPS는 0.736으로 6위다. 시즌 초반에 비해 크게 떨어졌다.
 
KIA의 성적은 타율 5위(0.266), 안타 4위(932), 홈런 5위(75), 타점 4위(452), 득점 5위(489), 도루성공률 2위(0.742), 득점권타율 5위(0.267) 등으로 빼어나지는 않지만 크게 나쁘지도 않다. 실책(55)과 삼진(679)도 모든 팀 중 두 번째로 적다. 병살(90)만 두 번째로 많을 뿐이다.
 
하지만 KIA는 객관적 수치로는 보이지 않는 집중력이 다른 팀에 비해 크게 뒤쳐졌다. 승부처에서 어처구니없이 자멸하면서 나쁜 결과를 맞이하곤 했다. 
 
게다가 부상자가 연이어 발생했다. 팀내 최다승 투수인 양현종을 비롯해 한기주, 김선빈, 김원섭, 김주찬 등 1군에서 뛴 선수의 상당수가 부상을 겪었고 이들 중 절반 가량은 현재 '전력외 선수'로 분류됐다. 
 
햄스트링 부상에서 이달 중 복귀할 것으로 보였던 김주찬의 시즌아웃 소식은 치명적이다. 부상 회복은 물론 왼쪽 손목에 박은 핀을 없애는 수술을 받아야 하기에 끝내 시즌을 접었다. 주전급 선수 이탈이면서 올해 FA영입 선수 투자효과의 조기 종결이기도 하다.
 
◇마지막 모습은 부끄럽지 않게 
 
KIA는 4강이 이미 어려운 상황이다. 10경기 반 차이를 따라잡기는 쉽지 않다. 
 
이제 팬들 부끄럽지 않게 이번 시즌을 잘 마무리해야 할 시점이 온 것이다.
 
KIA는 6일 현재 총 104경기로 가장 적은 경기를 치른 팀이다. 남은 경기에서 승수를 많이 쌓으면 '유종의 미'를 거두며 시즌을 마칠 수 있다. 승리하지는 못하더라도 많은 팬들이 아쉬워했던 '근성없는 플레이'만 줄여도 내년을 향한 희망은 가질 수 있다. 
 
이제 24경기가 남아있다. KIA가 7위를 지키고 다음 시즌을 잘 준비할 수 있을지 많은 팬들은 주목하고 있다. 
 
◇(표2)9월6일 현재 KIA의 잔여 경기 일정.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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