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윤석진기자] 이집트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안전한 스페인과 그리스 등 남유럽 부채국에 해외 여행객들이 몰려들고 있다.
3일(현지시간) 국제연합(UN) 세계관광기구에 따르면 올 상반기 남유럽을 찾은 관광객은 전년 동기보다 6% 증가했다. 이는 세계 여행객 증가세를 능가하는 수치다.
2011년 아랍의 봄 이후 이집트와 인근 지역의 정세가 불안해지면서 여행객들이 비교적 안전한 여행지인 남유럽을 선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바르셀로나 트리프 포트 캄브릴 호텔은 자국 관광객의 발길은 줄었으나 러시아와 프랑스 등 외국인 여행객들이 대거 방문한 덕분에 올 여름 동안 호텔 방이 90% 가까이 찼다고 밝혔다.
카베도 트리프 포트 캄브릴 호텔 총지배인은 "외국인 관광객이 늘어나는 것은 우리에게 매우 중요한 일"이라며 "남아프리카 사정이 악화되는 것은 원치 않지만, 결과적으로 스페인에게 이득"이라고 말했다.
영국인들이 많이 찾는 포르투갈 남부 알가르베 지방은 올 상반기 관광 수입으로 전년동기 대비 8.2%나 증가한 37억유로를 거둬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방문비용이 저렴해진 것도 남유럽 지역 관광객이 늘어난 요인이다.
실제로 지난 2008년 이후 스페인 지역 호텔 가격은 약 10% 감소했다. 그리스는 노동개혁으로 임금인하를 단행하면서 운영경비가 줄어 종전보다 호텔비가 8% 싸졌다.
이 같은 분위기를 반영해 유럽의 크루즈 선박 업체들은 관광 루트에 그리스 항구 6곳을 추가하고 이집트 항구를 경유하는 루트는 전면 취소했다.
핀란드의 한 여행사는 올겨울 이집트 여행을 계획 중인 20만명의 관광객들에게 스페인 카나리아를 비롯한 남유럽 관광지를 추천했다.
남유럽국들은 저렴한 관광비용과 불안한 이집트 지역 정세 덕분에 관광객이 앞으로도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그리스는 올 한 해 동안 역대 최고치인 1750만명이 그리스에 방문한 효과로 115억유로를 벌어들일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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