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눈)'일베 논란' 크레용팝, 소속사 해명에도 남는 의문
2013-08-23 17:00:42 2013-08-23 17:03:49
[뉴스토마토 함상범기자] 걸그룹 크레용팝의 소속사 크롬엔터테인먼트가 지난 21일 인터넷 커뮤니티 일간베스트(이하 일베)를 통한 노이즈 마케팅과 표절 등 각종 논란에 대해 공식팬사이트를 통해 해명했다.
 
소속사는 "일베가 반사회적이고 반인륜적인 글과 댓글이 올라오는 사이트인 점을 인지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한마디로 몰랐다는 이야기다. 
 
하지만 장문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의문점은 남는다.
 
크레용팝이 일베와 연관이 있다는 의혹과 논란은 이미 두 달여전부터 있어왔다.
 
크레용팝은 일베에서 故 노무현 전 대통령을 비하하는 의미로 사용되는 은어 '노무노무'나 故 김대중 전 대통령을 비하하는 '절뚝이' 등을 SNS나 자체 영상에서 사용했다.
 
이를 접한 많은 누리꾼들은 반감을 표시했지만 그동안 크레용팝은 묵묵부답으로 일관해 왔다.
 
그런 와중에 최근 들어 기획단계에 있던 다큐멘터리가 취소되고, 프로축구 시축 또한 갑자기 취소됐다. 인터넷 쇼핑몰 옥션 광고모델 역시 며칠 사이로 중단됐다.
 
그러자 갑작스레 공식입장을 내놓은 것이다.
 
각종 의혹을 두 달여간 무시하다, 광고와 행사가 취소되자 부랴부랴 공식적인 해명을 하는 것은 해명의 진정성을 의심받기 충분하다. 
 
걸그룹 시크릿의 전효성이 '민주화'라는 표현으로 논란이 일어나자마자 즉각적으로 해명한 것과는 지극히 대조적이다.
 
해명 내용도 개운하지 않다.
  
국내에는 다양한 인터넷 게시판들이 있고 각각의 게시판에는 그들만의 특유의 문화가 존재한다. 반말을 해도 무방한 사이트가 있고, 존댓말과 존칭으로 일관하는 사이트가 있다. 반말의 수위도 천차만별이다. 그 사이트마다 쓰는 말투도 다 다르다.
 
일베의 경우 상당수의 글들이 폭력적이고 반사회적인 느낌을 준다. 단 몇 페이지만 돌아봐도 그런 분위기를 단번에 알 수 있다. 
 
일베의 특정 표현을 능숙하게 사용하면서도 "일베가 반사회적인 사이트인지 몰랐다"고 말하는 것이 얼마나 설득력있게 받아들여질까.
 
소속사의 공식입장을 보면 해명보다는 부정에 가깝다. "몰랐다"와 "죄송하다"만 반복하고 있다. 
 
현재 소속사는 공식인터뷰 요청을 피하고 있다. 크레용팝은 이미지로 먹고 사는 연예인이고, 현재 그 정체성에 대한 의혹이 가시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소속사의 더 적극적인 해명노력이 필요해 보인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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