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경진기자] 한국과 미국은 25일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을 결정하기 위한 2차 고위급협의를 이틀째 이어갔지만 양측의 견해차를 좁히지 못했다.
한미 양국은 이날 협의에서 내년부터 적용될 방위비 분담금 총액과 인상률 등을 놓고 집중적으로 의견을 교환했다.
하지만 미국측이 방위비 공평부담 원칙과 북한의 위협 등을 내세워 우리측의 분담금을 대폭 올려야 한다는 주장을 굽히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은 한국의 분담금을 1조원 이상으로 늘려야 한다는 입장을 전달할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정부는 올해 분담금에 물가 상승률 등을 반영해 8900억원 가량을 제시한 것으로 관측된다.
정부는 특히 분담금 외에 주한미군에 지원되는 직·간접적인 비용을 감안하면 우리측의 부담하는 수준이 상당하다는 입장을 전달하면서 인상 수준을 최소화해야 한다는 논리를 폈다.
아울러 이미 지급된 방위비 분담금 중 집행되지 않은 금액에 대한 사용계획도 제시해 달라고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양국 대표단은 또 방위비 분담금 항목별로 증감 요인을 분석하면서 협상을 진행했지만 절충점을 찾지 못했다.
한미 양국은 다음 달 미국에서 3차 고위급 협의를 갖고 견해차를 조율할 예정이다.
외교부는 과거 전례에 비춰봤을 때 양국의 방위비 분담금 협의가 5~6차례 진행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한편 서울통일연대 등 시민단체들은 이날 서울 용산미군기지 한미연합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미국측의 방위비 분담은 인상 요구를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8차 협정 기간인 2009~2013년에 지급된 분담금 중 13%인 5317억원이나 미사용액으로 남았다"면서 오히려 분담금을 인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부는 지난 4월 방위비 분담 협상 정부대표를 임명했으며, 이달 2일 워싱턴에서 제1차 협의를 가진 데 이어 24~25일까지 서울서 제2차 협의를 진행했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