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중고의 철강, 자동차로 눈을 돌리다..'철분말' 시장 뜬다!
2013-07-22 14:00:56 2013-07-22 14:47:50
[뉴스토마토 최승근기자] 수요감소와 공급과잉,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3중고를 겪고 있는 철강업계에 '철분말'이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떠오르고 있다.
 
중국에서 쏟아져 나오는 대규모 저가 물량으로 공급과잉 상태가 지속되는 가운데 건설, 조선 등 전방산업의 침체로 수요마저 주는 등 이미 수급은 무너졌다. 여기에다 한동안 하락세를 유지하던 철광석 가격이 최근 한 달 사이 10% 이상 오르는 등 원자재가 상승 또한 가팔라 철강업계의 실적 부진은 늪의 수준에 이르렀다.
 
이 같은 악재가 계속되자 업계는 '철분말 시장'에 주목하기 시작했다. 매년 수요가 증가함에도 수입 의존도가 높아 국내에선 딱히 경쟁사가 없는 블루오션이라는 게 철강업계의 공통된 인식이다. 시장 선점에만 성공할 경우 향후 안정적 수익처로 자리할 수 있다는 전략적 계산도 깔렸다.
 
◇수요 감소와 공급과잉, 원재료 가격 상승으로 3중고를 겪고 있는 철강업계가 철분말 시장을 주목하고 있다.(사진=뉴스토마토자료)
 
철분말은 자동차 엔진과 변속기의 컨트롤 기어, 시프트 기어 등 구조용 부품 제작에 사용되는 핵심원료로, 자동차 시장이 커지면서 철분말 시장도 매년 8% 이상 확대되고 있다. 지난해 2조원 수준이던 세계시장 규모는 2020년에 이르면 4조원까지 두 배로 확대될 전망이다. 제조분야에서는 찾기 힘든 가히 폭발적 성장세다.
 
특히 우리나라는 전량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어 수입대체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지난해 국내 수요는 7만톤으로 전량을 스웨덴, 미국, 일본 등에서 수입했다. 국내 철강사들이 시장에 진입할 경우 연간 1200억원 이상의 수입대체 효과를 거둘 수 있으며, 국내 자동차 회사들은 상대적으로 싼 가격에 원료를 안정적으로 공급받을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그간 포스코(005490)현대제철(004020) 등 주요 대형 철강사들은 국내 철분말 시장의 규모가 그리 크지 않다는 이유로 시장 진출을 유보해왔다. 수익성 측면에서 그다지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게 주된 이유였다. 하지만 건설, 조선 등 대표적인 전방산업의 침체기가 길어지면서 상대적으로 사정이 나은 자동차 시장에 다시 눈을 돌리게 됐다.
 
현대차의 경우 지난해 사상 최대 판매 호황을 누리는 등 건설이나 조선에 비해 사정이 월등히 나은 편이고, 현대차를 비롯한 자동차 업계 또한 안정적인 원료 공급을 바탕으로 자동차 품질 향상을 도모할 수 있다는 점에서 양측의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졌다.
 
현대차그룹은 지난 3월 정기주주총회에서 '기타 제철 및 제강업'을 목적사업에 추가하는 정관 일부 변경안을 통과시킨 데 이어 4월에는 현대제철 당진제철소 내에 연산 2만5000톤 규모의 철분말 생산이 가능한 공장을 짓겠다고 발표했다. 현대·기아차라는 안정적인 공급처가 확보됨에 따라 현대제철의 움직임도 한층 빨라진 것.
 
포스코는 내년 6월 완공을 목표로 지난 12일 철분말 공장을 착공했다. 포스코 철분말 공장은 연산 3만톤 규모로, 광양제철소 내 후판부 제강공장 인근 1만3800㎡ 부지에 준공된다. 향후 48만톤 규모로 증설하는 계획도 검토 중이다. 공장 운영은 포스코엠텍(009520)이 맡아 조업 준비와 업무 전반을 진행한다.
 
포스코는 이곳에서 생산된 철분말을 향후 아시아 시장의 주요 수출품목으로 육성하는 한편, 이를 기반으로 합금 분말·나노 분말 등 고부가가치 분말로까지 사업 영역을 넓혀간다는 방침이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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