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준영기자] 불황일수록 소형·경차가 많이 팔린다는 말은 이제 옛말이 될 듯 하다. 경기가 너무 꽁꽁 얼어붙다 보니 소형·경차의 주고객층인 서민들이 가계부담 탓에 지갑을 동여맸기 때문이다.
한국자동차공업협회는 11일 '6월 자동차산업동향' 보고서를 통해 상반기 경차 판매량은 8만7993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10만7200대)보다 판매량이 17.9% 줄었다고 밝혔다.
반면 같은 기간 대형차는 8만2225대가 팔려 3.4% 감소하는데 그쳤다. 소형차가 대형차보다 판매 감소율이 높게 나타난 것으로 경기 불황기에는 이례적인 일이다.
특히 경차인
기아차(000270) 레이는 국내 상반기 판매량이 1만3608대로 전년 동기 대비 무려 49.7% 감소했다. 같은 기간 한국지엠 스파크는 16.2%, 모닝은 0.9% 줄었다.
소형차인 프라이드와 엑센트의 판매량 역시 큰 폭의 감소세를 나타냈다. 프라이드는 상반기 판매량이 6088대로 지난해(9316대)보다 34.7% 줄었고 엑센트는 1만5336대로 역시 1.3% 내리막길을 탔다.
소형차 아베오의 경우, 전년 동기 대비 판매량이 70.9% 늘었으나 수요가 워낙 작은 차량이어서 판매량 증가는 큰 의미가 없다는 게 한국지엠 측의 설명이다. 아베오는 상반기 1668대가 팔렸고, 지난해 같은 기간에는 976대가 팔렸다.
경차인 레이 판매량 감소에 대해 현대차 관계자는 뚜렷한 원인을 찾지 못했다고 답했다.
반면 대형차인 에쿠스는 불황 속에서도 되레 판매량이 늘었다. 상반기 7147대가 팔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오히려 판매량이 24.3% 늘었다. K7도 1만3605대가 팔려 66.6% 증가했다.
이에 현대차 관계자는 "지난해 말 에쿠스와 K7의 부분변경 차량 출시로 상반기 판매량이 늘어난 것"이라고 말했다.
경차의 판매율 감소가 대형차보다 상대적으로 큰 것에 대해 소득수준이 낮은 계층이 경기침체 영향을 더 많이 받았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 관계자는 "경차는 판매가격과 유지비가 저렴하기에 비교적 소득이 낮은 사람들이 구입하거나 직장인 첫차, 세컨드카로 많이 팔리고 대형차는 소득이 많는 층에서 구입하는 경향이 있다"며 "경차가 대형차보다 판매율이 줄은 것은 경기침체 영향을 저소득층이 더 많이 받았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2013년형 레이 (사진제공 = 현대기아자동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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