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SK그룹 회장(왼쪽)과 왕티엔푸(王天普) 시노펙 총경리가 지난 2011년 12월 베이징에서 본격적인 사업확대를 위한 포괄적 MOU를 체결한 뒤 악수를 나누고 있다.
[뉴스토마토 김영택기자]
SK(003600)그룹이 중국 최대 석유기업인 시노펙과 손잡고 아시아 최대 규모의 석유화학 합작사를 설립한다. 중국 진출 22년간의 노력의 결실로 SK그룹은 새로운 역사를 쓰게 됐다.
SK는 28일 한·중 수교 이후 최대 규모의 석유화학 합작회사 설립 계약을 체결하고, 중국 정부로부터 최종 승인을 받았다고 밝혔다.
SK는 “박근혜 대통령의 방중이 중국 정부의 최종 승인을 받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는데 이는 정부와 재계의 모범적인 사례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SK의 사업 파트너이자 중국 최대 석유기업인 시노펙(Sinopec)의 왕티엔푸(王天普) 총경리는 지난 28일 최종 계약 서명식에서 “최태원 회장의 제안으로 이뤄진 이번 프로젝트는 한·중 경제협력의 대표적인 케이스로 대단한 자부심을 느끼고 있다”면서 “이를 통한 글로벌 동반성장 의지를 여러 차례 SK측에 전달했다”고 설명했다.
SK그룹과 시노펙은 중국 후베이성 우한(武漢)시에 3조3000억원을 투자해 ‘나프타 분해시설(NCC)’을 건설했다. 중국에서 ‘제2의 SK’를 건설하자는 전략에 따른 핵심사업이다.
올 하반기부터 에틸렌 80만톤을 비롯해 폴리에틸렌(PE), 폴리염화비닐(PVC) 등 각종 석유화학의 기초 원료제품 약 250만톤을 생산할 예정이다. 지분 투자율은 SK 35%, 시노펙 65%다.
최태원 회장은 우한 프로젝트를 직접 진두지휘하며, 뚝심과 열정으로 이번 합작사업을 성사시켰다는 평가다.
지난 2006년 최 회장은 시노펙의 왕티엔푸(王天普) 총경리를 만나 중국의 경제발전과 SK그룹의 성장에 상호 도움이 되는 방안을 논의하던 중, 최 회장이 “중국에 꼭 필요한 것을 먼저 말해달라”고 제안하면서 이 프로젝트가 시작됐다.
시노펙이 ‘산업의 쌀’이라 불리는 에틸렌 분야의 합작사업이 필요하다고 요청하자, 최 회장은 이에 화답하듯 SK그룹의 기술력을 총동원해 합작사업 추진에 합의했다.
또 SK그룹은 중국과의 진정한 동반자가 되기 위해 현지화 전략을 ‘상호 이익’과 ‘동반 성장’에 초점을 맞췄다. 형식적 합작이 아닌 원재료 공동구매부터 판로 개척까지 모든 사업을 함께 추진했다.
특히 빈민지역 학교 설립 등 SK그룹이 중국에서 펼쳤던 공익적 활동들이 중국 정부의 마음을 움직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일사천리로 사업이 진행되면서 지난 2월 발개위, 5월 국무원 심사까지 통과해 이번 합작 계약을 체결한 것이다.
시노펙 고위 관계자는 “SK그룹이 7년이라는 오랜 시간을 기다려 주면서 끝까지 신뢰를 심어줘서 고맙게 생각한다”면서 “진정성이 느껴지는 파트너”라고 말했다.
SK그룹 관계자는 “최태원 회장의 뚝심·열정과 함께, SK의 석유화학 기술력과 진정성이 더해져 중국 정부의 마음을 움직였다”면서 “SK의 공익적 활동에 대해서도 인상 깊은 평가를 내렸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4월 베이징자동차그룹, 베이징전공과 함께 미래 성장동력으로 주목 받고 있는 전기차 배터리 합작법인(JV) 설립을 위한 투자의향서도 체결했다.
지난 2010년에는 중국내 사업 시너지를 제고하기 위해 설립한 SK차이나는 올 1월 중국인을 대표이사로 선임하면서 현지화 속도를 높여가고 있다.
이만우 SK그룹 PR팀장 전무는 “최 회장이 이해관계자의 행복을 추구하는 그룹의 경영이념을 중국에서 직접 보여줌으로써 긍정적인 사업성과가 나왔다”면서 “인재양성, 문화교류, 환경보호 등 다양한 활동으로 SK그룹과 대한민국의 이미지가 높아질 수 있도록 전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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