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승근기자] 이창우 STX에너지 비상근 감사가 오릭스의 STX솔라 청산 요구에 대해 가처분 신청을 제기하며 제동에 나섰다.
STX에너지는 10일 이창우 비상근 감사가 수원지방법원 안산지원에 STX솔라 청산에 대한 ‘위법행위 유지(留止) 가처분 신청’을 제기했다고 밝혔다.
STX솔라의 계속기업가치가 청산가치보다 높은 상황에서 STX에너지 이사회가 일부 오릭스 측 이사들의 주장만으로 자회사인 STX솔라를 강제 청산하는 것은 STX에너지와 전체 주주의 이익에 반하는 위법한 행위이므로 이를 즉각 중지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번 STX에너지 현직 감사의 소송 제기는 매우 이례적인 것으로, 최대주주인 오릭스의 부당한 경영행위와 이를 통해 발생될 수 있는 피해를 막기 위한 불가피한 조치로 해석된다.
오릭스는 최근 STX조선해양을 비롯한 핵심 계열사의 자율협약 신청 등 STX그룹이 겪고 있는 재정난을 이유로 STX솔라 청산을 주장하며 STX에너지 이사회를 압박하고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오릭스가 이처럼 무리한 요구를 제기할 수 있는 배경은 지난해 투자유치 당시 체결한 STX에너지-오릭스 간의 계약서에 STX에너지 일부 자산 가치가 하락하는 사태가 발생할 경우 오릭스가 추가 투자 없이 우선주 전환을 통해 지분율을 확대할 수 있는 조항이 포함돼 있기 때문이다.
당시 오릭스는 'STX의 경영상 문제가 발생하게 되면 무조건 STX솔라를 청산한다'는 조건을 주장했고, STX 측은 'STX에너지 이사회에서 정당한 평가를 거쳐 결정해야 한다'고 역제안한 바 있다.
이에 오릭스 측이 '전체 이사 중 한 명이라도 청산에 찬성하면 STX솔라를 청산한다'는 조항을 다시 요구, STX그룹은 투자유치를 위해 이를 수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STX에너지 이사회 8명 중 오릭스 측 이사는 3명이다.
오릭스 측은 STX솔라의 청산가치를 약 500억원으로 판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STX는 공정한 가치평가가 이뤄질 경우 STX솔라의 계속기업가치가 청산가치보다 크게 높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STX솔라의 지난 경영실적이 부진했던 이유가 기업 자체의 경쟁력 부족보다는 글로벌 경기불황으로 인한 태양광 산업의 침체라는 외적인 요인이 더 크다고 판단하고 있기 때문이다.
STX 관계자는 "STX솔라가 세계적인 태양광 시장의 불황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단기적인 어려움만 극복하면 성장가능성이 높은 기업인 만큼 청산보다 사업영위를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할 계획"이며 "오릭스 또한 임직원 고용안정과 지역경제 발전을 위한 STX의 노력에 동참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STX솔라 전경(사진제공=ST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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