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곽보연기자] 봄이 채 만개도 하기 전에 겨울에서 여름으로 넘어온 2013년. 매년 봄마다 찾아오던 황사나 꽃가루 관련된 보도가 이상하게 예년보다 적었던 것 같습니다. 아마 봄이 우리나라에 머물렀던 시간이 짧았기 때문이겠죠.
황사에 대한 걱정은 초여름 전해진 '살인 진드기' 공포에 그 자리를 내줘야만 했습니다. 물론 살인진드기로 불리는 '작은소참진드기'는 들판과 산속, 숲 등지에 널리 분포돼 있어 일반 가정에서 만날 확률은 낮다고 합니다. 야외활동이 많은 5~8월 사이에 집중 발생해 여름 나들이를 준비하는 피서객과 농번기 일하시는 농부들에게 불청객이 되고 있지요.
대신 우리 가정에는 집먼지진드기가 있습니다. 집먼지진드기는 각종 알레르기부터 어린 아이들의 아토피, 천식, 비염 등을 일으키는 주원인으로 손꼽히는데요, 이들의 주식은 바로 사람의 각질과 비듬이라고 합니다. 으윽~입니다.
때문에 겨울철 건조한 날씨로 우리가 이불이나 카페트, 쇼파, 침대 등에 흘린 각질과 비듬 등을 섭취하기 위해 이 진드기들의 활동성이 강해진다고 합니다. 생존과 번식의 조건이 충된 것이죠.
◇일주일동안 사용한 생활용 침대 매트리스를 특수제작된 현미경으로 들여다보니 흰색의 피부각질이 모니터에 비쳐졌다.(사진=곽보연기자)
무거운 이불을 자주 빨 수도 없고, 햇볕 소독도 좋은 날을 봐야하는 터라 어린 자녀를 둔 어머니들의 고민이 이만저만이 아니었을텐데요, 이런 고민을 해결하기 위해 지난 2007년 '침구청소기'가 개발됐습니다.
침구청소기 업계에 문호를 연 것은 부강샘스의 '레이캅 지니'입니다. 이어 일렉파워전자가 '아토케어'를, 한경희생활과학이 '침구킬러'를 출시했습니다. 중소기업의 전쟁터인 침구청소기 시장에 대기업인 LG전자와 삼성전자가 지난 2011년 뛰어들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시장의 강자는 중소기업입니다. 반가운 일이죠.
오늘 비교해 볼 제품은 블로그와 주부모임 카페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일진파워전자의 '아토케어 EP 880'과 한경희생활과학의 '침구킬러 EZ(VF-5000)'입니다. 오늘은 시연 영상을 함께 준비했으니 영상과 함께 직접 소음과 흡입력, 결과 등을 비교해 보시는게 좋을 것 같습니다. 자, 출발합니다.
◇진드기 없애기..'열'로 할까 '자외선'으로 할까
침구킬러와 아토케어의 차이점을 꼽으라면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가장 큰 차이점은 살균 방법입니다. 한경희생활과학은 자사 인기제품인 스팀청소기에 착안했습니다. 아이들의 인형과 이불 등을 청소하는 주부로부터 아이디어를 얻어 침구청소기 하단에 열판을 붙였다고 합니다.
'살충열판'으로 패브릭 제품에 있는 진드기를 죽이고, 바로 아래쪽에 위치한 흡입구를 통해 진드기 사체와 먼지를 흡입하는 방식이지요.
◇침구킬러 EZ의 제품 뒷면 상단부에는 청소기가 잘 굴러갈 수 있게 도와주는 롤러와 그 아래 열판, 그리고 침구류를 두들겨주는 역할을 하는 작은 판 두개와 흡입구가 있다.(사진=곽보연기자)
살충열판은 온도를 최대 120도까지 순간 상승시켜 집먼지진드기 등 유해세균에 열을 가합니다. 왜 120도일까요?
120도라는 온도는 살충과 살균에 최적인 온도라고 합니다. 하지만 이불이나 커튼, 쇼파에 열이 가해졌을 때 섬유가 손상될 수 있지 않을까 고민이 생길 것 같은데요, 업체 측은 섬유 손상은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합니다. 다림질과 비교해 훨씬 낮은 온도를 쏘여주는 거라는 설명입니다.
실제로 이불을 침구킬러로 한 번 청소한 뒤 바로 매트에 손을 대 보니 온기조차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다만 열판에 바로 손을 대면 화상을 입을 수 있으니 어린 자녀가 있는 사용자는 반드시 주의해야 합니다.
침구킬러가 열로 살충한 것과 비교해 아토케어는 자외선을 이용하고 있습니다. 자외선 살균방식은 침구청소기의 선두주자격인 부강샘스의 '레이캅'으로부터 채용된 방식인데요, UV방식은 자외선으로 침구류에 붙어있는 진드기나 세균들을 죽인 뒤 그 앞에 있는 흡입구를 통해 사체를 빨아들이는 방식이지요.
◇아토케어 제품 하단을 보면 아랫부분에 자외선파장을 쏘여주는 254mm 길이의 자외선 살균기가 있고, 그 바로 아래에 흡입구와 360도씩 회전하는 회전 브러시가 있다.(사진=곽보연기자, 일진파워전자 홈페이지캡쳐)
일각에서는 자외선방식을 이용해 청소할 경우 진드기를 죽이는데 최소 15분 이상의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청소를 하면서 즉각적인 살충은 힘들다는 주장도 제기됐는데요, 실제 제 눈으로 살충효과를 확인할 수는 없었기 때문에 그 부분에 대해서는 증명이 힘들 것 같습니다.
◇침구청소기에 반드시 필요한 '무게감'
두 제품은 살균 방식에 있어 큰 차이점을 나타냈지만 상세 스펙에 있어서는 다소 유사한 부분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두 제품의 공통점 중 하나는 무게였습니다. 침구킬러 EZ와 아토케어는 모두 2.4kg입니다. 핸디한 사이즈와 비교해 생각보다 묵직한 편입니다. 침구청소기의 무게는 2kg 이상이 가장 적당하다고 합니다. 어느 정도 무게감이 있어야 굳이 힘을 줘 밀지 않아도 침구류에 밀착해 진드기를 빨아들일 수 있다는 설명입니다.
◇무게가 2.4kg으로 동일한 이 제품들은 청소기를 밀어줄 때 큰 힘을 주지않아도 무게감이 있어 침구류에 밀착돼 움직인다.(사진=곽보연기자)
소비자들이 제품을 구매할 때 확인해봐야 할 한가지가 또 있는데요, 바로 '소비전력'입니다. 소비전력이란 어떤 전기기구가 1초 동안 사용한 전기에너지의 양을 말하는데요, 일반적으로 소비전력이 1와트(W)라고 한다면 1볼트(V)의 전압으로 1암페어(A) 전류가 흐를 때 생성되는 전력량으로 생각하면 간편합니다.
소비전력을 곧 흡입력으로 보기엔 조금 무리가 있을 수도 있습니다. 빨아들이는 힘이 좋다고 해서 필터나 브러시 등의 기술이 항상 받쳐줄 수 있는건 아니기 때문입니다. 두 제품의 소비전력을 보면 침구킬러 EZ가 500W, 아토케어가 650W를 사용합니다. 정격전압은 두 제품 모두 220V에 60헤르쯔(Hz) 기준입니다.
제품을 사용하면서 확실히 소비전력이 높은 아토케어의 흡입력이 더 좋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이불에 찰싹 붙어 잘 떨어지지 않을 정도로 흡착성이 좋았습니다. 다만 그만큼 소음도 큽니다.
◇아토케어 EP 880은 코드가 제품 앞쪽에 위치해있어 사용할 때 코드가 말려들어가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사진=곽보연기자)
아토케어를 사용하면서 불편함이 있었던 부분도 있었는데요, 바로 코드의 위치였습니다. 보통 청소기는 제품 뒷쪽에 코드가 있어 콘센트에 꼽아 사용하게 되는데요, 이 제품의 경우 코드가 제품 앞쪽에 위치해 있습니다. 동영상에서도 확인하실 수 있듯이 청소할 때 코드를 주의하지 않으면 흡입구로 코드가 말려 들어가거나 선이 꼬이는 일이 심심찮게 발생할 수 있습니다.
침구청소기는 핸디한 사이즈와 귀여운 디자인을 갖췄음에도 흡입력을 높이기 위해 유선방식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흡입력도 높이면서 무선(충전식) 형태로 된 제품은 나올 수 없을까 잠시 고민하기도 했습니다.
◇아토케어의 강점.."틈새를 노려라!"
아토케어는 전형적으로 '버즈마케팅'이 통한 제품입니다. 사용자들의 입소문을 통해 제품 성능을 인정받은 제품이지요. 사용자들이 자신의 블로그나 카페에 직접 올린 사용기만 하더라도 1000여개에 이릅니다. 이미 주부들 사이엔선 침구청소기의 '대명사'로 통하기까지 합니다.
아토케어는 여타 침구청소기들과 마찬가지로 침구류를 두들이고, 거기서 나오는 먼지와 진드기 등을 흡입하는 동시에 자외선 램프로 살균하는 방식을 택했습니다. 한가지 특이한 점은 틈새 청소용 흡입호스가 있다는 점입니다.
이 호스는 600W의 흡입력으로 창틀이나 소파 틈을 청소할 때 간편하게 이용할 수 있습니다. 키가 높아 손이 닿지 않는 커튼을 청소할 때도 호스를 이용해 먼지를 빨아들일 수 있고, 쇼파 틈새, 에어컨 등에 낀 먼지도 이 호스를 이용하면 손쉽게 먼지를 제거할 수 있지요.
또 회전 브러시를 관리할 때도 제품에 함께 제공되는 솔뿐만 아니라 이 호스를 이용하면 브러시에 껴 있는 먼지들도 다시 한번 청소할 수 있습니다.
◇아토케어의 먼지통에는 '해파필터'가 장착돼 미세먼지와 큰 먼지를 분리해주는 역할을 한다.(사진=곽보연기자)
아토케어의 또 다른 특징은 먼지통에 있습니다. 노란색 '해파필터'가 먼지통에 끼워져 있는데요, 업체 설명에 따르면 청소기를 사용할 때 먼지통이 회전하면서 원심력에 의해 미세먼지는 해파필터로 거르고, 큰 먼지와 이물질은 먼지통에 쌓인다고 합니다.
가격비교 사이트인 다나와를 기준으로 아토케어 EP 880의 최저가는 11만3300원입니다. 일진파워전자 홈페이지에서는 '알뜰살뜰 기회'를 마련해 홈쇼핑에서 무료체험 기간동안 반품된 제품 중 깨끗한 제품을 할인해 판매하고 있으니 참고하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침구킬러 EZ는 다나와 기준으로 최저가가 9만1970원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침구킬러 EZ는 오리지널 버전인 '침구킬러'에서 사용자에게 꼭 필요한 기능만을 선별해서 출시한 제품인 만큼 '원버튼 시스템'입니다. 버튼 하나로 진드기를 120도 열판으로 살균하고, 두드려주며 진공으로 흡입하는 기능을 핵심적으로 제공하고 있습니다.
때문에 아토케어가 제공하는 3단계 청소기능과 차이가 있는 대신 열판을 탑재해 저렴한 가격에 제공되고 있습니다. 어떤 제품을 고를지는 소비자 여러분께서 현명하게 따져보시길 바랍니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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