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종용기자] 신동규 농협금융지주 회장이 15일 돌연 사임했다. 임기가 1년이나 남았는데도 갑자기 사의를 표명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신 회장은 이날 "농협금융이 지난 1년간 이룩한 성과에도 최근들어 여러가지 어려움을 겪는 등 제반상황을 고려해 대주주인 농협중앙회에 사의를 표명했다"고 밝혔다.
신 회장이 말하는 '여러가지 어려움'에는 ▲실적 부진과 잇따른 전산사고 ▲농협중앙회와의 갈등 ▲정부의 금융 공기업 최고경영자(CEO) 물갈이 등이 꼽힌다는 게 금융권의 분석이다.
농협금융지주는 지난해 출범 첫해 목표로 잡았던 당기순이익 1조원 달성에 실패하고, 지난 3월에는 전산망 장애를 겪었다. 전산사고시 다른 금융사도 해커의 공격을 받았지만 농협은 복구가 늦어지는 등 사후 대응 과정에서 치밀하지 못했다는 평가다.
이와 함께 대주주인 농협중앙회와의 관계도 신 회장의 사의에 영향을 줬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농협금융지주 회장은 농협중앙회 통제를 받다보니 다른 금융지주사와 달리 절대적 권한을 보장받지 못한다. 일부에서는 신 회장과 중앙회는 인사권 등을 놓고 마찰이 있었다고 전했다.
새정부 들어 금융공기관의 CEO 물갈이 차원에서 들여다봐야 한다는 시각도 있다. 지난 정권에서 선임된 강만수 전 KDB산은금융지주 회장, 이팔성
우리금융(053000)지주 회장 등이 이미 임기를 남겨 놓고 중도 하차했다. 민간회사인
KB금융(105560)지주의 어윤대 회장도 7월 임기 만료를 앞두고 '연임포기 선언'을 했다.
신 회장은 이날 사의를 표명하면서 "농협금융지주가 새 회장의 리더십 아래 그 설립목적에 걸맞게 잘 운영돼 명실상부한 국내 유수 금융지주회사로 자리매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농협금융지주 측은 "신 회장은 지난해 취임 당시 우선 1년간 재임한 다음 회장직 계속 수행여부를 결정하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고 설명했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의중 금융산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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