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승환기자] 효성의 스판덱스가 과거의 영광을 되찾아 가고 있다. 하지만 2년전 공급과잉으로 수익성이 급락했던 경험을 되살려 향후 공급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스판덱스를 생산하고 있는 효성의 섬유 부문은 지난해 효성 사업부 전체에서 가장 높은 영업이익(1201억원)을 거두었다.
불과 2년전인 지난 2011년 공급과잉과 글로벌 수요 둔화로 분기당 영업이익이 50억원 대로 떨어진 적도 있지만 글로벌 1위 경쟁력을 앞세워 과거의 영광을 되찾아 가고 있는 것이다.
9일 업계에 따르면
효성(004800)의 스판덱스 '크레오라'는 전세계 시장 30% 가량을 점유하고 있는 글로벌 1위 브랜드다. 지난 2010년 전세계 1위 브랜드로 올라선 뒤 현재까지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스판덱스가 글로벌 1위가 된 2010년 4분기에 효성의 섬유 부문은 574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려 전 사업부 중에서 가장 높은 이익을 기록했다. 중국과 베트남, 터키 등 해외에 공장을 건설하면서 높은 수익성을 유지했다.
하지만 지난 2011년 3분기부터 공급과잉에 빠지면서 영업이익은 68억원으로 급감했다. 미국 인비스타, 일본 로이카 등이 증설을 완료하고, 중국 기업들의 범용 스판덱스를 생산했기 때문이다. 이에 같은 해 4분기 영업이익은 58억원으로 2010년 4분기 대비 10분의 1수준으로 떨어졌다.
영업이익 하락은 지난해 1분기까지 지속되다 같은해 2분기 서서히 살아났다. 1분기에 52억원을 기록했던 영업이익은 2분기 323억원으로 6배 이상 늘었다. 공급과잉을 주도했던 중국 기업들이 수익 감소로 가동을 멈췄고, 글로벌 수요 회복으로 판매량도 증가했다. 원재료인 PTMG가격 하향 안정세도 한몫 했다.
지난해 4분기에는 지난 2010년과 같이 전체 사업부 내에서 가장 많은 영업이익인 400억원을 기록했다. 섬유 부문이 살아나면서 산업자재 부문과 중공업 부문에서 적자를 메웠다.
올해에도 스판덱스 시황은 나쁘지 않아, 1분기에도 400억원대 영업이익을 거둬들였을 것으로 시장에서는 전망하고 있다.
다만 일각에서는 지난 2011년과 같은 공급과잉이 일어날 가능성을 경계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스판덱스 공장을 증설하는 데는 2년 정도 걸리는데, 중국 쪽에서 증설에 대한 가시적인 움직임은 없지만 2년 내에 증설을 통해 시장에 공급과잉을 몰고 올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 2011년과 비슷한 상황이 연출될 가능성이 앞으로 2년 안에 벌어질 수 있는 것이다.
한 증권가 연구원도 비슷한 견해를 내비쳤다. 그는 "수익성이 좋은 스판덱스 부문에서 중국 기업들이 당연히 증설을 통해 따라올 것"이라며 "당분간은 안정적으로 수익이 나오겠지만 증설이 이뤄지면 수익성은 다소 감소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효성 관계자는 "현재 중국 기업들의 가시적인 움직임은 없다"며 "증설이 이뤄진다면 품질과 원가 경쟁력을 바탕으로 전세계 신규 시장을 개척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